세 살배기 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 목줄을 채워 숨지기게 한 부모가 그날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친아버지 A씨와 동갑내기인 의붓어머니 B씨는 집을 찾아온 손님과 11일 오후부터 12일 새벽 3시까지 거실에서 맥주와 보드카를 마셨다. 이들 부부는 아들을 11일 오후 9시부터 개 목줄이 채워 침대 기둥에 묶어뒀다고 진술했다. 결국 아들은 아동용 개 목줄에 목이 졸린 채 아동용 침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이들 부부는 아들이 숨지기 3~4주 전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개 목줄을 아이 목에 채운 뒤 아동용 침대에 가뒀다고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에서 아이의 사인을 ‘경추 압박 질식사’라고 밝혔다. 아이가 침대 난간을 넘어 밖으로 내려오려다 경찰은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목이 질식사 한 것으로 추정했다.

늦잠을 잔 계모 B씨는 12일 숨진 아들을 발견하고 황급히 목줄을 치운 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119에 신고했다. 이들 부부는 신고 당시 학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아이 시신을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눕혀 놓았다가 경찰 조사에서 사건 현장을 조작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음식을 주지않거나 상습적으로 때린 사실도 확인했다. 생후 38개월된 아이 몸무게는 겨우 10kg이었고 키도 또래보다 10cm 작은 85cm에 불과했다.

친아버지 A씨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지 1년 만인 2015년 B씨와 재혼해 8개월 된 딸이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14일 오후 구속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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