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코쿠(戰國)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일본 대하소설 ‘대망(大望)’이 저작권자 허락 없이 무단으로 번역·판매돼 온 것으로 조사됐다. 출판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배용원)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동서문화동판㈜ 법인과 대표 고모(77)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동서문화사는 1975년 4월부터 대망1을 판매했다. 일본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莊八)가 1950년 3월~1967년 4월 17년 간 집필해 ‘고단샤(講談社)'를 통해 출판한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 앞부분 번역물이었다. 저작권법 시행 이전 원저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이 발효되면서 국내에서도 96년부터 개정 저작권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TRIPS 발효 이전에 외국저작물을 번역·각색·영화화한 2차적 저작물은 법 시행 후에도 동일한 상태로 계속 복제·배포·상영할 수 있지만, 원저작자의 요청이 있으면 민사상 보상 의무가 발생한다.

 솔 출판사는 99년 일본 고단샤와 정식 계약을 맺고 소설을 번역해 2000년 12월 도쿠가와 이에야스1을 펴냈다. 동서문화사는 원저작자나 솔 출판사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2005년 4월부터 수정·증감된 2005년 판 대망1을 펴냈다. 지난해 3월까지 2판 18쇄까지 발행해 판매했다고 한다.

 솔 출판사는 지난해 6월쯤 “동서문화사 측이 허락 없이 책을 출판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동서문화사의 2005년 판 대망이 1975년 판과 비교해 맞춤법, 표현 일부를 수정한 수준을 넘어 추가 번역을 통한 새로운 작품인 것으로 판단했다. 2005년 이후의 대망은 일본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무단 복제·배포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뜻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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