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캡처

16일 22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물바다가 된 청주시에도 의인은 있었다. 시간당 최대 90mm가 넘는 물폭탄을 뚫고 침수 차량을 구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한 네티즌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비가 그친 17일 한 네티즌은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어제 청주지역은 물난리였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떠내려가는 차만 5대 이상 보고 침수차는 몇 대인지 헤아릴 수도 없다”며 16일 목격한 피해 상황을 전했다.

이날 청주시에는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29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석남천과 가경천이 범람해 인근 흥덕구 복대동과 비하동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특히 청주 도심을 가로지는 무심천과 외곽을 흐르는 미호천이 범람 위기를 맞기도 했다.

보배드림 캡처

글쓴이는 미호천이 흐르는 강내면 일대에서 구난활동을 벌였다. 이곳도 미호천이 범람위기를 맞으면서 빗물이 빠지지 못해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그는 물난리 소식을 듣고 오전 10시쯤 현장으로 출동했다. 하지만 미호천다리 아래 도로는 물에 잠긴 뒤였다. 길을 지나던 차량 지붕까지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그때 긴급 구조 호출을 받았다. 방금 지나온 마을 입구 하천이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범람해 승용차가 갇히고 말았다. 물에 둥둥 떠다니고 승용차는 자칫 떠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글쓴이는 곧바로 견인줄을 침수차에 걸기 위해 차에서 내려 달려갔다. 긴박한 순간이었다. 침수차에는 임신 7개월인 차주 아내가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그는 침착하게 견인줄을 걸어 침수 차량을 안전지대로 무사히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 구난 작업에는 차고가 다른 차량보다 상당히 높은 그의 오프로드용 차량이 한몫했다. 이날 오프로드 동호회원들의 활약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글쓴이는 청주시 강내면에서 조치원 인근을 다니며 침수 차량을 구출하는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보배드림 캡처


아울러 그는 수해 현장에서 목격한 아쉬움도 전했다. 먼저 현장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도움의 손길은 없었다고 한다.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만 찍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경찰의 도로 통제에 따르지 않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들 차량들은 진입 금지를 무시하고 질주하다 결국 물에 잠겨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박수를 보냈다. “추천 안 할 수 없다” “대단하다” “감사하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와, 히어로가 따로 없네요. 이런 분이 히어로지”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담 주인공의 오프로드 차량. 보배드림 캡처

한편, 이날 폭우로 주요 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사고 건수는 440건으로 피해액이 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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