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 예고편 화면촬영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병사 34만여명을 구출했던 철수작전을 신작 ‘덩케르크’를 통해 재현했다. 놀런 감독은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전작에서 그랬던 것처럼 컴퓨터 그래픽(CG)을 최소화한 연출로 영화의 현실성을 높였다.

영화의 배경인 프랑스 북부 됭케르크 해변에 세트를 건설했고 진짜 비행기를 띄웠으며 진짜 화약을 터뜨렸다. ‘백미’는 대규모로 동원한 엑스트라. 놀런 감독은 이 영화에 1300여명의 엑스트라를 투입했다. 그 결과, 절망에 빠지고 공포에 질린 연합군 병사의 ‘인간적’인 표정을 다양하게 담을 수 있었다. 덩케르크는 20일 개봉했다.

CG의 인위성보다 인간의 현실성을 고집하는 놀런 감독의 연출 기법은 때때로 ‘옥의 티’를 남긴다. 수많은 엑스트라가 놀런 감독의 메가폰 하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만, 그 무리 속에서 어설프게 연기하는 배우도 있기 마련이다. 덩케르크의 경우 예고편에서 엑스트라 한 명의 표정이 ‘옥의 티’로 지목됐다.

문제의 엑스트라는 연합군 병사 중 하나다. 해변에 운집한 연합군 병사들이 독일군 폭격기를 보고 놀라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그는 주변의 다른 병사들보다 먼저 폭격기를 발견하지만 전혀 놀라지 않는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탓에 조소처럼 보일 수 있는 표정만 짓고 있다. 모든 병사들이 폭격기를 보고 놀라 몸을 웅크릴 때 이 병사는 느릿느릿 무리 속으로 숨는다.

영화 ‘덩케르크’ 예고편 영상 발췌

이 엑스트라의 연기력 논란은 개봉 전부터 미국 할리우드 영화 포럼에서 불거졌다. 그를 발견한 우리나라 영화 마니아도 적지 않았다. ‘예비 관객’들은 그의 어설픈 연기가 현실감과 몰입감을 순간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놀런 감독이 수많은 엑스트라 속에서 잡아내지 못한 ‘옥의 티’일 뿐 영화의 분위기 전체를 좌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연출작을 흥행시켜 상업적 성공을 이뤘지만 유독 상복만 없던 놀런 감독은 덩케르크를 통해 차기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감독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흥행 예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덩케르크는 개봉 당일인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45% 안팎의 실시간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1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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