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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대학생이 경비아저씨에게 '양복 선물' 한 사연


대학 입시 면접시험을 앞두고 '경비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합격한 대학생이 한 학기 동안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아저씨에게 양복을 선물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3일 서울대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면서 식당일 하는 엄마와 둘이 6평 정도 되는 반지하방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내며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고 밝힌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그는 “고3 시절, 대학 여러 곳에 지원하기엔 원서 값이 너무 비싸 우리 집 사정을 잘 아시던 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대학 2곳에 간신히 지원했다”고 말했다.

A씨는 “운이 좋게 서울대에 면접 기회가 생겼다.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고 차비로 5만원을 마련해줬다. 지방에 살았기에 버스표를 왕복으로 끊고 남은 돈 1만5000원을 갖고 서울로 올라와 학교 인근에서 잠을 자고 면접에 가려 계획을 세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에 도착한 A씨는 1만5000원을 잃어버렸다. 가방을 뒤져보고 주머니를 털어봤지만 돈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대합실에 앉아서 울다가 정신을 차리고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알려준 방향으로 한참을 걸어갔다”고 했다.


그렇게 2~3시간을 걷던 A씨는 “너무 춥고 배고프고 힘이 들었다. 갑자기 너무 무섭고 서러운 마음에 길에 앉아 펑펑 울기 시작했다. 밤 11시가 넘어 어딘지도 모를 아파트 앞 벤치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데, 그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 한 분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아저씨는 내게 무슨 일이냐 물었고, 사정을 겨우 말했더니 나를 숙직실로 데려가 라면을 끓여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자기는 하루 정도 못자도 괜찮으니 여기서 자라고 하셨습니다. 내일 아침에 퇴근할 때 저를 면접시험 치를 학교까지 태워주겠다면서요.”

"다음날 아저씨는 내 옷을 보더니 ‘너무 촌스럽다’면서 자신의 셔츠를 벗어주며 ‘입고 가라’고 하셨습니. 나는 ‘죄송해서 못 받는다’고 했지만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나중에 대학에 붙으면 옷을 갖다주면 되지 않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차비에 쓰라고 1만원을 쥐어주셨습니다.”


이날 A씨는 경비 아저씨 덕에 무사히 면접시험을 볼 수 있었고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는 “합격자 발표가 나고 제일 먼저 엄마 식당에 전화했고, 그 다음엔 경비 아저씨한테 전화를 드렸다. 아저씨는 자기 일처럼 너무 행복해 하셨다.나중에 올라와서 밥 한 끼 먹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서울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A씨는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50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첫 학기가 끝나던 날, 눈여겨보았던 양복을 샀다. 7개월 만에 아저씨를 만나 멋진 양복을 전해드렸다. A씨는 “셔츠를 돌려드리면서 그 셔츠에 맞는 양복도 꼭 선물해드리고 싶었다. 아저씨는 계속 사양하셨지만 결국엔 정말 좋아해주셨다. 태어나서 가장 큰 돈을 쓴 날이지만 그 날만큼은 정말 행복했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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