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무슬림들 한가운데 홀로 선 팔레스타인 기독교인

목에는 십자가를 걸고 손에는 성경책을 들고 거리로

니달 아보드(노란색 동그라미 안)가 2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인근 아디 왈조즈 거리에 모인 무슬림들 사이에서 홀로 기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팔레스타인인 니달 아보드(24)는 21일(현지시간) 수천여명의 무슬림들이 기도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인근 와디 엘조즈 거리에 선 유일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수천명의 무슬림들이 집회 중 허리를 숙일 때 꼿꼿이 서서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무슬림들이 통성기도를 할 때에는 조용히 성경책을 읽었고 그들이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동안 경건한 자세로 서 있었다.

미국 언론 CNN은 한 팔레스타인 크리스천 청년이 종교적 분쟁이 지속되는 예루살렘에서 무슬림들과 함께 기도했다고 23일(현지시간) 아보드의 용기 있는 행동을 소개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예루살렘은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14일 예루살렘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총기 테러로 경찰관 2명이 사망하자 사원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고 50세 이하 무슬림 남성의 출입을 막았다.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이런 조치에 반발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 아보드는 무슬림 친구들에게 “너희 무슬림들이 기도드리는 시간에 나도 함께 서서 기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보드는 21일 무슬림들의 기도시간에 거리로 나와 목에 십자가를 걸고 성경을 든 채로 무슬림 친구들과 함께 기도했다.

아보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의 작은 행동이 종교와 종교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길 바란다”며 “‘종교와 종교 간 간극을 이어주는 대사’가 되려는 나의 꿈을 이뤄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고 가슴 벅차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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