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의대 남학생 11명이 술자리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거론하며 성적인 평가를 나누고 음담패설 한 사실이 확인돼 무더기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학교 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낸 상태다.

8일 인하대와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인하대 의예과 15∼16학번 남학생 11명은 지난해 3∼5월 학교 주변 음식점과 축제 주점 등지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에 대해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았다.

이 남학생들의 발언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동성 후배들을 불러놓고 점심을 사주며 “스나마라고 알아? 나는 ○○○(같은 과 여학우 이름)다. 너는 누구야?”라고 물었다. ‘스나마'는 가해 학생들이 사용한 은어로 ‘얼굴과 몸매는 별로지만 그나마 섹스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질문을 받은 후배들이 같은 과 여학생들의 이름을 말하자 “걔는 얼굴은 별로니깐 봉지 씌워놓고 (성관계를) 하면 되겠네” “걔는 지금 불러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사람” 등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인하대 의대 학생회에서 3월 해당 문제에 대해 조사를 벌이면서 대학 측에까지 알려졌다. 인하대는 지난달 상벌 위원회를 열어 5명에게는 무기정학을, 6명에게는 90일의 유기정학 처벌을 내렸다. 그러나 처벌이 이루어지기까지 약 4개월간 피해 여학생들은 가해 남학생들과 수업을 받아야 했다.

현재 가해학생 중 7명은 학교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지난달 21일 인천지방법원에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한 것일 뿐 여학생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고 단순히 농담조로 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날 인하대 의과대학 건물에는 가해 남학생들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가해자들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적혀있었다. 또 “이들이 인천지법 판사 출신 대형 로펌 전관 변호사를 선임해 수억원대의 소송을 걸었다”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피해 학생들은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이 접수된 인천지법 재판부에 가처분 신청 기각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낼 예정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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