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추행 의혹으로 전북 학생인권센터에서 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중학교 교사의 부인이 모 포털사이트에 “부패한 교육행정과 오만한 학생인권센터가 제 남편을 죽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11일 한 포털사이트에 호소문을 올려 남편인 고(故) 송경진 교사가 자괴감과 모멸감 끝에 자살을 택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송교사의 동료 체육교사는 4월 여학생 7명을 성희롱했다는 혐의로 그를 전북 부안교육지원청과 부안경찰서에 신고했다. 부안교육지원청은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송교사를 출근 정지시켰다. 학생들은 조사해보지도 않고 신고서에 적힌 내용으로만 판단해 결정한 일이었다.
송 교사 자녀의 트위터.

경찰측은 4월 21일 사건을 무혐의로 즉시 종결했지만 부안 교육지원청은 사법당국의 수사결과를 무시하고 “징계벌과 형사벌은 다르다”며 송교사를 직위해제 시켰다. 그달 24일에는 전북교원연수원에서 3개월여간 대기발령근무를 명받고 학생과 학부모, 학교로부터 격리를 요구받았다. ‘성범죄자’라는 낙인 때문이었다.

A씨는 “고인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치욕과 수치심으로 괴로워했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수면상태가 불안정하여 신경정신과의 안정제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했다”고 썼다.

이후 전북학생인권센터는 부안여고 체육교사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학교 성추행 사건 재조사에 나섰다. 송 교사는 5월 2일 전북학생인권센터에 조사를 받으러 갔다. 그러나 그가 써 간 진술서는 인정되지 못했다. 오히려 인권센터측은 “당신의 주장대로라면 학생들이 누명을 씌우고 무고를 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학생들이 처벌받는다”며 송교사를 협박했다.

A씨는 남편인 송 교사가 조사과정에서 “학생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오해였다’고 말했다”며 “그렇게 고인은 자신도 모르게 혐의를 인정한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송 교사는 이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해 몸무게가 10kg이 빠지고 숨을 제대로 못 쉬는 등 공황장애 증상을 보였다. 수면장애도 겪었다. 전북학생인권센터에서 7월 18일 결정례를 공표한 직후에는 지역 언론사에서 ‘송 교사가 성희롱범이고 경찰은 내사종결을 잘못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송교사의 자녀가 트위터에 올린 탄원서 내용. 학생들이 교육감에게 보낸 탄원서에는 '성추행을 당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후 송교사에게 성희롱 당했다고 신고한 학생들이 ‘송교사가 사실 성희롱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교육감에게 보내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학생들은 “다리 떨면 복 떨어진다고 무릎 친 것을 주물렀다고 적었다” “야자 시간에 서운했던 일이 빨리 해결될 줄 알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부안교육지원청은 송 교사의 직위해제 기간이 끝나자마자 그를 타학교로 전보 조치했다. A씨는 "부안교육지원청이 남편에게 타학교 전보조치 동의서에 사인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송교사는 학생인권센터의 권고대로 징계(파면)를 받게 되면 더 이상 자신의 명예를 회복할 길이 없다고 판단해 5일 집 차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교육청에서는 조문조차 오지 않았고 마치 남편이 죄를 인정하고 창피해서 죽은 것처럼 보도가 나가도록 방치했으며 아직까지 아무런 말도 없다”며 “학생인권센터라는 곳은 타인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 되어 괴물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적었다.

A씨는 남편이 복권돼 명예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도 학생들의 치기가 송 교사를 자살로 몰았다는 주장은 거두어달라고 했다. A씨는 “학생들도 피해자”라며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어른을 탓하고 학생들을 나무라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또 “남편은 학새들을 지키려 했다”며 “고인의 유지를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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