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 이철성 경찰청장(왼쪽),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오른쪽)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광주지방경찰청 SNS 계정의 ‘민주화 성지' 표현을 놓고 빚어진 경찰 지휘부 갈등에 대해 “불미스러운 상황이 되풀이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김 장관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회의실에서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화상회의는 광주지방청 페이스북의 ‘민주화 성지’ 표현이 삭제되면서 비롯된 경찰 내부의 진실공방과 갈등을 봉합할 목적으로 열렸다. 김 장관이 직접 나섰다.

광주지방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여론이 전국적으로 불거졌던 지난해 11월 관내 촛불집회 교통상황을 페이스북에 전하면서 ‘민주화의 성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게시물은 삭제된 것으로 최근 확인됐고, ‘윗선 지시' 의혹을 촉발했다. 이는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경찰중앙학교장 등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진실공방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8월 부임한 이 청장 선에서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 압력이 있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김 장관은 “오늘부터 당사자들(이철성 경찰청장·강인철 경찰중앙학교장)은 일체의 자기주장이나 상대 비방, 반론을 중지해 달라”며 “개개인이 생각하는 억울함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부여된 권한 안에서, 제 책임 하에 철저히 조사해 밝히고 잘못 알려진 사실은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여러분(경찰 지휘부)이 오히려 걱정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경찰에 대한 질타로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공직 기강을 염려하고 있다. 주무장관으로서 마음 무겁기 짝이 없다. 지금 이 순간 말 그대로 뼈를 깎는 반성이 필요하다.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여러분을 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경찰 지휘부의 갈등을 차단하지 못한 행정안전부 수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문도 냈다. 그는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라며 “행정안전부 장관인 내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한다. 국민 여러분의 노고를 덜어야 하지만 오히려 걱정을 끼쳤다.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부겸(왼쪽 세 번째) 행정안전부 장관, 이철성 경찰청장(왼쪽 두 번째),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오른쪽 첫 번째) 등 경찰 수뇌부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이 청장은 “경찰 지휘부의 갈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을 끼쳐 매우 부끄럽고 송구하다. 경찰 조직의 책임자로서 깊이 반성한다. 나를 포함한 지휘부 모두 심기일전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경찰 책무에 매진하겠다”고 사과했다.

강 교장은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심려 끼쳐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깊이 반성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 경찰관에게도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마음이 매우 아프다”며 “본연의 업무인 경찰 교육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철오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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