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 경찰 지휘부 갈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민주화의 성지’ 관련 SNS 게시글 삭제 지시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뇌부의 갈등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김 장관이 “이후에도 불미스러운 상황이 되풀이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며 갈등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철성 체제'에 대한 경찰 안팎의 비판적 시선이 확인된 사건이어서 향후 경찰 수뇌부 인사를 둘러싸고 잡음이 재현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무궁화회의실에서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정농단 촛불집회 당시 ‘민주화의 성지’ 관련 SNS 게시글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경찰 지휘부의 갈등을 직접 봉합하기 위해 회의를 마련했다.

앞서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당시 광주경찰청장)은 촛불집회 당시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해 이철성 경찰청장으로부터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 ‘촛불 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으냐’ 등의 막말성 질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강 전 청장에게 페이스북 게시글과 관련해 전화하거나 질책한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김 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경찰 수뇌부의 갈등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최근 경찰 지휘부 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인 제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의 노고를 덜어드려야 할 텐데, 오히려 걱정을 끼쳐드렸다.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에게는 자제를 촉구했다. 김 장관은 “오늘 이후 당사자들(이 경찰청장, 강 학교장)은 일체의 자기주장이나 상대에 대한 비방, 반론 등을 중지해 달라”며 “개개인이 생각하는 억울함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제 책임 하에 철저히 조사해 밝혀내고 잘못 알려진 것은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갈등의 주인공들도 고개를 숙였다. 이 경찰청장은 “최근 경찰 지휘부의 갈등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을 끼친 데 대해 매우 부끄럽고 송구스럽다”며 “경찰 조직의 책임자로서 깊이 반성하며 저를 포함한 지휘부 모두 심기일전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경찰 책무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강 학교장도 “국가적으로 엄정한 시기에 심려 끼쳐 정말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깊이 반성하고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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