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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는 인영이 무균병동 입원 동기다. 인영이가 처음 발병했던 지난해 1월 함께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12살 정대는 덩치가 산만했다. 그런 정대가 인영이에게 다가올 때 처음엔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하지만 곧 정대가 환하게 웃으며 “얘는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을 때 정대도 인영이와 같은 천사인 것을 알았다. 정대는 한 달여의 첫 입원 기간 동안 인영이를 잘 챙겼다. 병실 청소 시간에 나란히 휴게실 소파에 앉아 말을 잘 못하던 인영이와 친구처럼 웃음으로 얘기했다. 며칠 뒤에야 정대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더 힘겨운 백혈병 투병생활을 한다는 것을 아내에게 들었다.

아내는 처음 무균병동에 입원했을 때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했다. 병동 내 환우 어머니들끼리 얘기를 나눌 때에도 쉽게 끼지 못했다. 그런 아내의 마음을 열어 준 건 정대 어머니였다. 아내는 정대 어머니를 “언니”라고 부르며 많이 기댔다.

집중치료를 마치고 유지 항암치료에 들어가면서 정대를 가끔씩 외래에서 만났다. 정대는 인영이보다 자주 입원했다. 몇 달 전 포털사이트에 정대 투병 사연이 올라왔다. 그걸 읽으며 정대가 꿋꿋이 잘 치료받는 모습에 아내와 함께 기뻐했다.

오늘 점심을 먹기 직전, 카톡 메시지가 왔다. 정대 사연에 공감한 사람들 모두에게 보낸 듯싶었다. 정대가 지난 8일 하늘나라로 갔다고 했다. 천천히 정대의 얼굴을 다시 봤다. 천상 천사였던 정대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기사 마감을 한 뒤 기자실을 나와 차에 홀로 앉아 정대를 생각했다. 힘든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던 정대와 정대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다. 정대가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길 기도했다. 우리 아이들은 정대처럼 천사가 돼서 하늘나라로 가기도 한다. 하지만 하늘나라에 가서도 정대는 우리 마음속에서 늘 환하게 웃고 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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