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이는 계란을 무지무지 좋아한다. 특히 엄마가 해주는 구운 계란을 좋아해 어떤 날은 하루에 7~8개씩 먹기도 했다. 매달 한주씩 스테로이드약을 먹을 때는 약발(스테로이드는 식욕을 왕성하게 해준다)에 계란을 더 자주 많이 먹었다.
먹는걸로 장난치는 놈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아이들은 잘 먹고 잘 자라야 한다.

살충제 계란 사태를 보면서 참담했다. 아내는 49개 살충제 농장 난각을 유심히 보더니 몇몇은 낯이 익다고 했다. 인영이가 먹는 계란용으로 따로 돈을 더 주고 친환경 계란을 사기도 했다며 울상이 됐다. 오늘 대한의사협회에서 하루 2개까지는 몸에 이상이 없다고 하면서 중장기적인 섭취 시 영향은 알 수 없다고 발표했다. ‘물타기 성’ 발표 시기도 그렇지만 중장기적인 섭취 인체 유해성도 모른다고 하면서 하루 2개까지는 괜찮다고 하는 논리는 무책임하다. 아니 의협을 욕할 일은 아니다. 그보다 더 무책임한 정부가 있고,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지기 불과 며칠 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떠든 무능력한 식품당국 수장이 있다.

지난해 인영이 발병 초기에 가습기 사태가 터졌다. 면역력이 약한 백혈병 환아들을 위해 집안 청결은 필수적이다. 집안에 균이란 균은 하나도 있어선 안 되기 때문에 청소 및 위생 용품은 백혈병 환우 가족에게 필수품이다. 그때 대부분 환우 가족이 썼던 청소용 항균제가 가습기 살균제와 같이 호홉기에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제품을 써도 되는지 누구에도 물어도 속 시원히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냥 알아서 판단하고 아이가 더 아프면 알아서 책임져야 했다. 그래서 어떤 아빠들은 ‘먹지 마시오’라 돼 있는 항균제를 눈 딱 감고 마시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라도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조차 장담할 수 없었다.

1년이 지나도 아이를 키우기 힘든 나라는 변하지 않았다. 저녁에 인영이 줄 볶음밥을 만들며 계란을 넣지 않았다. 밥 대신 계란이라도 많이 먹으라고 하고, 그 모습을 보며 기뻐했던 아빠는 참담할 뿐이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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