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사역' 통해 미자립교회와 청소년들 섬기는 LJ미니스트리

서울의 한 대형교회에서 청소년부를 섬기던 한 신학생은 어느 날 아이들이 CCM댄스를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조명 2개를 사서 무대에서 켜줬다. 그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 저축한 돈으로 조명 장비를 구입해 아이들의 공연때 사용했다. 그렇게 장비가 쌓여가자 그는 인터넷에 글을 올려 조명 장비가 없는 교회들에 장비를 빌려주기 시작했다. 문화선교단체이자 공연전문업체인 ‘LJ(Little Jesus)미니스트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LJ미니스트리 김민수 목사가 경기도 김포 LJ미니스트리 창고에서 조명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경기 김포시 양촌읍에 위치한 콘테이너형 사무실에서 만난 LJ미니스트리 대표 김민수(38) 목사는 “그때는 교회에서 조명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제는 청소년 캠프에서 조명이 빠지면 안 되는 시대”라며 “15년 전부터 LJ를 통해 문화사역의 기반을 닦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2002년부터 LJ미니스트리에서 저렴한 가격에 조명을 대여해주고 필요시 직접 공연에 지원도 나갔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교회들뿐만 아니라 일반 공연에도 장비를 대여해주고 있다. 일반 공연에는 사업으로, 교회에는 사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교회에는 정해진 단가 없이 해당 교회의 예산에 따라 적절한 가격에 대여해주고 있다. 김 목사는 “대형교회에도 낮은 단가에 대여되기도 한다”며 “대형교회라고 해도 해당 부서에 배당된 예산은 적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교회의 규모를 막론하고 ‘정말로 필요한 교회’에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점차 자리를 잡아가던 LJ미니스트리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2007년 한 연합수련회에 조명지원을 나간 김 목사는 어느 미자립교회의 3인 공연을 보게 됐다. 보컬 드럼 피아노로 이뤄진 3인조 밴드였다. 그런데 피아노를 치는 소녀가 계속해서 코드와 박자를 틀렸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 사회자가 나와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웃음이 사그라들었다.

“이 자매의 교회에는 피아노가 없습니다. 피아노를 쳐 본적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섬기고 싶은 마음에 종이에 건반을 그려서 연습을 해 이렇게 이 자리에 섰다고 합니다.”

이 말이 김 목사의 가슴을 쳤다. 다음해부터 LJ미니스트리는 연 1회 다른 문화 사역자들과 함께 미자립교회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아카데미 캠프인 ‘흔적캠프’를 열기 시작했다. 흔적캠프에서는 2박3일간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보컬, 밴드, 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짧은 기간을 고려해 커리큘럼도 실용적으로 짰다. 밴드를 가르치는 아카데미의 경우 20개의 코드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교회로 돌아가 공연하게 하는 식이다. 물론 매일 저녁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 10회째 캠프가 진행됐다.

LJ미니스트리 대표 김민수 목사가 지난 2월 전남 신안군 자은도 자은중학교에서 준비한 흔적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단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LJ미니스트리 제공


LJ미니스트리는 지난 4월부터 미자립교회를 위한 또 하나의 사역을 시작했다. 추첨을 통해 월 1회 평소 문화공연을 하기 힘든 미자립교회를 선정한 뒤 해당 교회를 방문해 멋진 공연을 열어준다. 김 목사는 “당첨된 미자립교회에서 이웃교회 교인들까지 초대해 성황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이 사역의 이름은 업체명과 같은 ‘작은예수서포터즈’다.

김 목사의 외모는 범상치 않다. ‘투블럭’ 헤어스타일을 하고 색도 노랗게 물들였다. 공연문화전문업체 대표로서는 어울리지만 목사에게는 쉽사리 하기 어려운 머리다. 김 목사는 이런 머리도 모두 아이들을 섬기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전도사 시절과 달리 아이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아이들과 다시 가까워질 방법을 고민하다 선택한 게 이런 머리였습니다. 이제는 교인들도 제가 새로 머리를 하고 나타나면 ‘이제 흔적캠프 할 때가 됐구나’라고 생각하십니다.”

김포=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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