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던 남편의 성기를 흉기로 절단한 50대 여성이 27일 경찰에 검거됐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A(54·여)씨를 중상해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6일 밤 11시58분부터 약 5분 동안 집에서 잠자던 남편 B(58)씨의 성기를 흉기로 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직접 경찰에 신고했고 119구급대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의 외도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1990년대 태국 방콕에서 ‘유행’처럼 확산됐던 ‘아내의 보복’ 사건과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콕의 시리랏병원은 1996년 8월 아내가 잘라서 수세식 화장실에 버린 남편의 성기를 무려 9시간 뒤에 회수해 재접합수술을 진행했다. 이 수술이 성공하자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시라랏 병원 성형외과 의료진은 잘린 성기의 미세혈관을 정교하게 이어주는 ‘미세수술기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었다. 6~10시간이 걸리는 큰 수술 후 성기가 잘렸던 여러 남성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곤 했다. 

이 병원이 당시 갖고 있던 '절단 성기 접합수술 성공 사례'는 30건이나 됐다. 단일병원으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인 기록이었다. 그만큼 방콕에 성기가 잘리는 남성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병원 측은 성기가 잘린 원인을 '우연한 사고'와 '인위적 범죄'로 구분해 집계했고, 후자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당시 성형외과장이던 수라삭 무앙솜밧 박사는 "우리 병원에서 접합수술을 한 30건 중 사고에 의한 절단은 1건뿐이었다"며 "나머지는 대부분 정부를 2~3명씩 두고 있던 상류층 남성이 아내에게 당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또 "그런 남성들은 밖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 새벽에야 집에 들어와 깊은 잠에 빠지곤 해서 보통 잠자는 사이에 '아내의 보복'이 벌어진다"고 했다. 여수의 남편 성기 절단 사건도 심야에 자고 있던 남편을 상대로 저지른 범행이었다.

비공식 통계이긴 하지만 1990년대 태국에선 성기 절단 사건이 연간 200건 가까이 발생해 사회문제로 대두됐었다. 이 때문에 시라랏 병원처럼 접합술로 국제적 권위를 얻은 병원이 등장했고, 여러 '전문병원'이 문을 열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이 같은 의료기술이 오히려 '외도 보복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태국 보건부 당국자는 현지 언론인 네이션지 인터뷰에서 "미세수술기법이 아내의 남편 성기 절단 행위를 부추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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