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술 한잔 사줘!’ ‘오빠 2차 가자!’.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을 채팅 어플로 유인해 음주운전을 하게 한 뒤 약점을 잡아 금품을 뜯어온 일당 30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유혹팀’, ‘사고 유발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음주운전자와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는 등 지능적 수법을 통해 성매매에 눈이 먼 남성들의 주머니를 털어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4일 가출 여고생 등과 조건 만남을 원하는 남성에게 음주운전을 하도록 유도한 뒤 합의금 등을 뜯어낸 혐의(공갈‧사기)로 모 폭력조직 행동대원 김모(20)씨와 가출 청소년 박모(18·여)양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 등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조폭 10명 등 28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4년 5월27일 밤 10시쯤 광주 상무지구에서 40대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도록 한 뒤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내는 등 올해 7월까지 유사한 수법으로 총 11차례에 걸쳐 4000만원 상당의 합의금과 보험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성매매의 유혹에 빠진 남성들을 겨냥한 이들의 범행은 유혹조를 맡은 17~18세의 가출 여고생들이 채팅어플로 ‘술 사줄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채팅어플로 술 사줄 것을 약속한 남성을 확보한 유혹조가 1차 만남을 끝낸 후 ‘오빠 모텔에 가서 한잔 더 하자’며 음주운전을 유도하면 렌터카를 활용한 사고유발조가 나서 고의로 접촉사고를 냈다.

번화가 술집 등에서 술을 마신 피해 남성들은 분위기에 젖어 번화가 모텔 근처 이면도로 등에서 각본대로 미리 짜고 달려든 차량에 의해 범죄의 올가미에 꼼짝없이 걸려들었다.

“모텔에 가서 술이나 한잔 더 하자”는 꼬드김에 못이겨 일방통행로에서 무모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를 내면 꼼짝할 수 없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만일 접촉사고 신고를 통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될 경우 음주운전에다 성매매를 하려던 자신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가출한 여성 청소년 6명과 공모해 주로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을 하도록 꾸민 뒤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렌터카를 이용해 고의 접촉사고를 낸 '사고유발조'는 “음주운전을 신고하지 않겠다”는 명목으로 평균 2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음주운전 사실을 숨겨주고 보험처리한 뒤 병원에 장기간 허위 입원, 보험금을 타낸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고의 접촉사고를 당한 이들은 주로 30~40대 직장인, 사업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죄를 조사중인 경찰은 보험 사기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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