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현재 65세부터인 공적 연금 수급 연령을 70세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60세이던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65세로 늦춘 상태다. 1969년 이후 출생한 경우 '65세'가 적용된다. 일본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한국은 빠른 속도로 일본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연금수급 연령을 70세로 높이려는 일본 사회의 논의 추이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2일 고령화 문제를 논의하는 내각부 유식자회의(전문가회의)가 공적 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을 70세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원칙적으로 65세다. 60세부터 수급할 수는 있는데, 65세부터 받을 때보다 수급액이 최대 30% 감소한다. 늦출 경우 최대 42% 많아진다. 그러나 65세 이후 수급을 택한 사람은 2015년 현재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노년층에 접어든 연금 가입자들이 소득 공백기를 버티기 어려워 수급액 감소를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사회 중장기 대책을 준비 중인 정부에 '연금 개시 70세' 카드가 제시됐다. 아베 신조 정부는 유식자회의의 제언을 바탕으로 고령사회 중장기 대책의 지침이 되는 '고령 사회 대책 대강' 개정안을 연내에 의결할 계획이다.

아사히 신문은 "유식자회의에서 연금 개시 연령을 75세로 늦추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2014년 시오자키 야스히사 후생노동상이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던 방안이다. 하지만 너무 극단적이라는 반발에 부닥쳐 더 이상 논의되지 못했었다. 이번 제언도 70세를 권고안으로 택했다. 일본은 1970년에 고령화 사회, 1994년 고령사회, 2006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런 논의는 일본만의 상황이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몇 달 전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전망한 보고서에서 "원치 않아도 70세까지 일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명과 함께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감당하려면 은퇴연령을 늦추는 게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WEF는 세계 주요국의 2050년 연금부족액 규모가 400조 달러(약 45경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호주 중국 인도의 미래 연금 사정을 살펴본 수치였다. WEF는 ‘연금 위기’가 기후변화만큼 심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시한 대처 방안 중 첫 번째가 '은퇴연령'의 개정이었다. 은퇴연령을 늦춰 연금 기금의 감소를 최대한 막고 수급 개시 연령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