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을 권유했다.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도 역시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다. 이들이 열흘 안에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제명된다. 사실상 '출당' 조치와 다르지 않다. '친박 청산'을 둘러싸고 한국당의 내전이 신경전에서 '실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친박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당분간 계파 갈등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혁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제3차 혁신안을 발표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자진탈당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당 윤리위는 징계의 종류로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번째로 수위가 높은 탈당 권유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기소되면서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탈당을 권유하는 건 사실상 제명을 위한 절차를 밟는 것이 된다. 탈당 권유의 징계 의결을 받은 경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윤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제명 처분을 할 수 있다.

이보 앞서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혁신안의 탈당 권유 방침에 강력히 반발했다.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들릴 정도로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여 투쟁을 하고 하나로 가는 시점에 혁신위에서 이런 발표를 하면 안 된다”며 “일단 중지시키고 시기와 절차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고 (회의에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혁신위는 '탈당 권유' 발표를 강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당의 탈당 권유 논란에 “차라리 출당시키라”라며 불만을 내비친 상태다. 당시 친박계 핵심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자진 탈당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당이 자신과의 연을 끊고 싶다면 차라리 출당시키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탈당계를 낼 가능성은 거의 없어 제명 처리될 상황에 놓였다.

한 친박 의원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통령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차이가 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홍 대표 측은 “1심 선고 이후 출당을 논의할 경우 ‘떠밀려서 출당시켰다’는 비판에 휘말릴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