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 이후 최장기 투병생활을 이어왔던 ‘74번 환자’ 이모(73)씨가 13일 새벽 투병 2년여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6월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씨는 최장기 입원 환자였다. 꾸준한 치료 덕에 메르스는 완치됐지만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폐섬유화와 심부전증 등의 합병증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폐 기능이 저하됐고, 몸무게도 줄어들었다. 지난해엔 퇴원까지 바라볼 정도로 호전됐지만 최근 들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뿐 아니라 이씨 가족들도 메르스 때문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발단은 부인 김모(67)씨가 지난 2015년 5월 급체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으면서부터였다. 김씨는 당시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7)에게 감염돼 73번 환자가 됐다. 

이씨는 부인 보호자로 응급실에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만삭이던 이씨의 딸(41)도 김씨를 만나러 응급실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걸려 109번 환자가 됐다. 하지만 그해 6월 무사히 아들을 출산했다. 이씨 사위 신모(48)씨도 114번 환자로 등록됐다.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의 초동 대응 미비로 평택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 등에서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총 186명이며, 이 가운데 이씨를 포함해 39명이 사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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