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하면서 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희비도 엇갈렸다. 친박계는 불만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비박계는 “혁신의 완성”이라며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박근혜정부 하에서 승승장구해온 친박계와 알게 모르게 눈치를 봐야 했던 비박계의 처지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혁신위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한국당은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로부터 지난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며 “만약 ‘자진탈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에 따른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제명을 주장한 것이다.

혁신위는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류 위원장은 “계파 전횡으로부터 비롯된 국정 실패에 책임이 가장 무거운 서청원 의원 및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자진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밝히며 친박 청산 의지를 내비쳤다.

친박계에선 곧장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고성을 내기도 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여투쟁을 하고 우리가 하나로 가는 시점에 혁신위에서 박 전 대통령 및 다른(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 권유를 발표하면 안 된다고 말해 의원 간 언성이 좀 높아졌다”며 “지금은 이런 문제를 일단 중지시키고 발표 시기와 절차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결정이라면 박 전 대통령 탈당 권유에 찬성 의견이 더 많겠지만 우리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겐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우리 당 지지층 중에는 박 전 대통령을 따르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만약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찬성·반대를 물어 당의 입장을 결정하는 거라면 홍준표 대표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국민 의견이 더 많을 것”이라며 “홍 대표 본인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 않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비박계 의원들은 혁신위의 혁신안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보수 통합을 위한 첫걸음은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과 반성인데 그 부분이 된 것이다. 혁신의 시작이자 완성”이라고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서 의원과 최 의원에 대해서도 “진작 먼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당을 떠났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혁신의 시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보수대통합의 신호탄이 쏘아지고 그 길이 열린 것”이라며 “바른정당 내 뜻 있는 의원들과의 통합 행보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회복할 계기가 마련됐다. 만약 바른정당에 유승민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면 통합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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