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사과 관련 없는 사진

지난달 27일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여중생 A양이 투신해 숨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13일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숨진 여중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B씨가 “자식을 잃은 부모는 하늘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다. 아무리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려고 해도 그 죄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가눌 길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B씨는 “꽃보다 고왔던 아이를 하늘로 보내고 그 아이를 이토록 고통스럽게 했던 것이 무엇인지 되짚고 찾아가는 길 또한 가슴을 후벼 파는 듯이 아프고 시리고 숨이 넘어갈 것 같은 고통이다”고 한탄했다.

그는 먼저 간 딸에 대해 “언제나 밝고 긍정적이고 자기의 삶에 대한 의지가 넘쳤던 아이였다. 늘 주위사람들을 돌보고 자기의 재능을 친구들에게 나눌 줄 아는 아이, 어미 잃은 새끼 길고양이가 설사를 한다고 아끼던 용돈을 다 털어 치료비를 내고 일 년 넘게 정성을 들여 키우던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런 딸이 이제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그날 그 아이가 떠나던 날, 앰뷸런스 소리에 놀라 내려다본 화단에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그 아이가 누워있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작년 10월말 한 아이의 페이스북 저격글로 시작된 학교폭력이 아이의 삶을 너무도 황폐하게 만들었다”면서 “그래도 아이는 꿋꿋하게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학교를 갔다. 하지만 아이들의 폭력은 멈추지 않았고, 아이는 버티고 버티다 그만 마음속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는 갑자기 밀려오는 공황장애에 수시로 불안을 느끼고 자실시도를 하려했고, 결국 아이를 살리기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 시켰다. 다시 서서히 삶의 의지를 불태우던 중 또다시 2차 학교폭력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딸을 때리고 모욕감을 주면서 아이의 영혼을 죽이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아이의 죽음 앞에서도 ‘미쳐서 뛰어내렸다’면서 희희낙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세상에 아이는 어디로 갈 곳이 있었을까? 자기가 당한 고통을 학교에 호소해도 온전히 보호받지 못함을 아는 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는 일요일 스스로 하늘로 갔다. 수많은 원망과 분노 아픔을 한번도 표현하지 않은 채 아이는 홀로 그 먼 길을 날아갔다”고 토로했다. 


B씨는 또 “타인의 아픔보다 너를 더 사랑하고 타인이 너를 때리면 넌 더 강하게 그들을 짓밟으라고, 욕하면 더 욕하고 저격 글을 올리면 너도 똑같이 숨쉴 수 없게 하라고 가르치지 못한 이 어미는 이제야 목 놓아 운다”고 적었다.

이어 “청소년기 학교폭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자기 삶의 의지가 강하고 자존감이 강한 아이라고 해도 아이들의 집단폭력 앞에선 한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자기의 잘못이 어떻게 한 영혼을 파괴하는지 모르고 너무도 쉽게 행하는 행동들에 이제는 경종을 울리고 거기에 맞는 합당한 벌을 내려 달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B씨는 청원사이트 아고라에서 ‘전주 학교폭력으로 인해 숨진 소중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1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630여명이 참여 중이다.

한편,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A양의 학교폭력 사실을 밝히려 했지만 피해자 보호가 우선이라는 판단에 학폭위를 미뤄왔다. 오는 18일 숨진 A양이 따돌림과 폭언 등에 시달려왔다는 일부 교사의 증언이 나옴에 따라 학교폭력에 가담한 것으로 지목되는 5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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