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캡처

세월호 화물칸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일각에서 침몰 원인으로 제기한 외부 충격 흔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는 15일 ‘주차 중 녹화’ 기능이 작동돼 세월호가 급격히 기울어지는 순간의 상황이 녹화된 블랙박스 4개 영상을 공개했다.

이 블랙박스 영상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민간 포렌식 업체에 의뢰해 복구한 것이다. 이 민간업체는 지난 8월 말까지 세월호 선체에서 수습된 디지털 기기 265점을 인계받았다. 이 중 휴대전화 26개, 차량 블랙박스 8개, 노트북 2개 등에서 모두 43개의 메모리를 복구했다.


이 영상을 제공한 김현권 민주당 의원은 “적재함의 전체적인 상황을 읽어낼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1차 자료”라며 “(블랙박스 영상 복원은) 선체조사위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쾌거”라고 밝혔다. 이어 “전문기관들과 협조해 전체적으로 침몰의 원인과 과정에 더 이상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세밀하게 분석해 낼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①트윈데크에 실린 차량 (2분50초)

트윈데크, 즉 C데크 뒤쪽 2층에 실렸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화물들이 충돌하는 소음이 들린 후 주변 화물차들이 벽 쪽으로 쏠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조용하던 화물칸에서 차들이 부딪히는 듯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블랙박스 차량의 차가 앞으로 튕겨나가며 왼쪽으로 밀려갔다. 세월호가 급격히 왼쪽으로 기운 순간으로 추정된다.

②C데크 우현 벽면 차량 (3분50초)


C데크 우현 쪽, 엔진 케이싱 벽면에 위치한 승용차의 블랙박스는 멀리 트윈데크의 모습까지 포착했다. 앞 트럭에 실린 화물이 움직이더니 차량이 오른쪽 벽으로 밀려가 부딪혔다. 배의 진행 방향으로는 왼쪽으로 밀려가 부딪힌 것이다. 한 승용차가 튕겨져 나와 천장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미 선체가 90도 이상 넘어간 시점의 모습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 후 멀리 트윈데크 쪽부터 바닷물이 빠르게 차오르며 영상은 끝난다.

③C데크 정중앙 앞쪽 차량 (5분16초)

화물들이 충돌하는 소음과 함께 주변 화물차들이 일제히 왼쪽으로 넘어진다. 


④C데크 좌현 벽면 (5분44초)
멀리서부터 차량이 밀려 넘어졌고 이후 벽면 쪽에서 상당한 양의 물이 차량에 쏟아졌다.



뉴스타파는 한 블랙박스에 내장된 G센서(충격감지장치)를 분석한 결과 “세월호가 크게 기울어질 정도의 충격을 받은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원인은 외부 충격이 아닌 배 자체가 갖고 있던 문제였음을 보여준다”며 “참사 당시 세월호는 급격히 방향을 꺾지 않더라도 선체가 크게 기울어져서 다시 바로 세우지 못할 만큼 복원성이 불량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세월호의) 외부 충돌은 없었고 화물의 쏠림은 그동안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진행됐다”고 결론 내렸다. 임남균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영상에서는 배가 기울기 시작해서 20도, 30도까지 한 번에, 단번에 기울고, 그 사이에 일부 화물은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그런 걸로 봐서는 조타에 의해서 심하게 30도까지 기울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급격한 초기 횡경사가 확인된 만큼 당시 세월호 복원성이 나빴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세월호가 20초 만에 26도가량 급격히 기울어 벽면 균열·창문 등을 통해 해수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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