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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5년, ‘새 정치’ 사라지고 ‘홀대론 정치’… 지역주의 자극?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2012년 9월 19일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는 19일 정치인으로 변신한 지 5년을 맞는다. ‘새정치’를 내세우며 정치에 입문한 안 대표는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이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안 대표와 동일시되던 ‘새 정치’는 온 데 간 데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안 대표는 최근 호남에서 ‘호남홀대론’, 영남에선 ‘영남홀대론’을 각각 주장했다.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낡은 정치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3일 전북 전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 “문재인 대통령은 새만금 핵심 인프라 확충을 공언했지만, 전주 고속도로 사업 예산은 75% 삭감됐고 새만금공항 예산은 한 푼도 책정되지 않았다”며 “관련 6개 사업의 50% 이상인 3000억원 정도가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힘껏 돕겠다고 한 잼버리대회 SOC(사회간접자본)사업 역시 3000억원이 깎였고, 해양·수산 부분은 아예 마이너스”라며 “만경평야가 서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6일부터 4박5일 동안 광주·전남 지역을 순회하며 정부가 호남의 SOC 예산을 대폭 깎았다는 ‘신(新)호남홀대론’을 집중 제기했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아주 낡은 정치’라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 14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지역주의에 기대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억지 주장은 새정치와 아주 거리가 멀다”면서 “오히려 아주 낡은 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사업 SOC 예산을 삭감했다고 하는데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고, 집행 가능성도 커 2017년 1488억원에서 2018년 25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2.2%나 대폭 증액했다”며 “새만금 전주고속도로 사업도 증액했고, 전북지역 숙원 사업인 남북도로 2단계 총 사업비 등도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호남에서 ‘호남홀대론’을 주장한 안 대표는 영남에 가서는 ‘영남홀대론’을 폈다. 안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구 SOC 9개 사업 예산을 2124억원 신청했는데 4분의 1인 652억원만 책정돼 저도 놀랐다”며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달빛철도 사업마저 신청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안 대표가 지역주의를 자극해 반사이익을 누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정운영의 가늠자인 '예산'을 '지역'의 잣대로만 해석해 정부를 비판하며 국민의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의 ‘영남홀대론’은 당의 일관된 주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오히려 ‘영남 예산폭탄론’을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은 호남에 인사폭탄은 때리지만 예산폭탄은 영남에 때리고 있다”며 “영남에선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SOC 예산을 귀신이 배정하고 있느냐”면서 문재인정부가 영호남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주의에 편승한 정치는 안 대표가 정치 입문 후 줄곧 다짐한 ‘새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안 대표는 2014년 대구 중구에서 가진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설명회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새로운 정치세력인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안 대표는 당시 “영남과 호남의 양대지역 독과점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새 정치의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우직하게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3년에는 광주를 방문해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혁신을 거부하여 상대방 폄하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낡은 사고와 체제를 호남에서부터 과감히 걷어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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