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애견카페에 맡긴 반려견 푸들이 시베리안 허스키 성견에게 공격당해 두개골이 바스러지고 과다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CCTV 영상 속 카페 안을 어슬렁거리던 대형견은 자신보다 4배가량 작은 소형견에게 다가갔다. 빠르게 푸들의 목을 낚아챈 허스키는 입으로 강아지의 목을 물고는 흔들었고 약 5초간 놓아주지 않았다. 허스키의 돌발행동에 옆에 있던 강아지들은 놀라 달아났다. 허스키가 목을 놓아주자 푸들은 엎드려 다리를 떨며 몸을 가누지 못했고 허스키는 태연하게 다시 카페를 어슬렁거렸다. 주변에 있던 두 마리의 강아지는 성견이 따라오자 종종걸음으로 도망치다 쓰러진 푸들을 살펴봤다.

푸들의 주인은 21일 온라인커뮤니티에 “허망하고 분하게 간 우리 두리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사고 후 업체의 대응을 보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그는 “애견 카페가 어떠한 보상이나 조치도 없이 버젓이 영업과 홍보를 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는 변호사를 선임했으니 뭐든 할 말이 있으면 소송으로 해결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내와 함께 푸들 ‘두리’를 키워왔다는 이 가장은 아내가 유산을 한 7월 반려견을 입양했다. “저희 부부의 자식과도 같은 아이였다”는 그는 8월 말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됐고 2박3일의 기간 동안 두리를 맡아줄 애견 호텔을 찾았다. 시간마다 모니터를 해주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책임진다는 서울의 모 업체에 반려견을 맡긴 뒤 이들은 마음 편하게 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휴가를 떠난 둘째 날부터 애견업체는 반려견의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 주인은 두리가 죽었다는 사실을 안 뒤에도 “그 사장이 일부러 동네 강아지 모아다가 물어 죽이려고 돈 들여 매장 만든 것은 아니겠죠”라며 업체를 이해하려 했었다. 그러나 업체 사장은 “단순한 사고이니 개값 물어주겠다”고 말했고 의기양양하게 “개(두리)가 죽었으니 우리 개를 똑같이 죽이라”며 고성을 내뱉었다.

사장은 수차례 영업방해를 하고 전화로 협박한 남자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은 견주와 견주 형을 영업 방해·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이틀간 파출소와 경찰서를 오가야 했다.

다음날 업체 사장은 “앞으로 모든 내용과 협의는 선임한 변호사랑 하라”며 연락을 끊었다. 피해자는 “업체는 개값을 말하기 전에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두개골 바스러진 강아지를 작은 병원에 눕혀두고 치료비 걱정하기보다는 더 큰 병원으로 옮겨서 애를 써봐야 옳은 것 아닐까요?”라며 사과를 호소했다. 그는 “업체에게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동원해서 형식적이라도 사과와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며 소송을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애견카페 주인은 견주가 애견카페에 와 훼방을 부렸다며 입장 차이를 보였다. 카페 사장은 “허스키도 호텔견이었고 주인분들도 오셔서 사과드렸지만 (견주가) 무조건 허스키도 죽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라며 “처음부터 개값 안 받고 허스키를 죽이고 더불어 카페에 있는 개들도 몇 마리 죽이겠다고 하신 분이다”고 말했다. 사장은 “(견주가) 가게 문을 닫으면 불지를 테니 가게 문 열고 기다리라 하셔서 하루 종일 기다렸다”며 “오후 8시에 망치 들고 오시더라구요”하고 밝혔다. 견주가 커뮤니티에 게재한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업체 주인은 허스키를 죽여야 한다는 견주의 말에 “그러면 저희 잘못이니 그 개가 아닌 저희가 아끼는 아이(개)를 대신 죽이시면 안 되냐”는 제안을 했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두리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리고 견주분들에게도 너무 죄송해서 최대한 그분들께 맞추어 드리려고 했습니다”라며 사과를 요구하는 견주의 입장과는 차이를 보였다.

경찰을 부른 계기에 대해서는 “(견주가) 도저히 타협 없는 도돌이표 (입장)이어서 중재를 위해 불렀다”고 해명했다. 그는 “저희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니 당연히 저희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온라인커뮤니티 글을 보고 흥분해서 오셨다면 한번 더 생각해보시고 답글 달아달라”고 전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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