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소명을 찾는다는 건, 결국 용기를 내는 것… 폴 손

퇴사가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시대. 요즘 청년들은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꿈꾼다. 세계적인 기업 보잉사에서 ‘린(lean) 관리자’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던 폴 손(32)도 입사 4년차 때 똑같은 위기를 맞았다.


최근 서울 용산구 카페에서 만난 그는 먼저 퇴사를 결심할 당시 일화를 들려줬다.

“우연히 직원 두 명의 대화를 들었어요. 은퇴까지 얼마 남았냐는 질문에 한 사람이 ‘1320일 남았다’고 해요. 은퇴 후 캠핑카를 사서 미국을 1년간 돌아다니고, 그 이후엔 아무 계획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 순간 ‘내가 여기서 계속 이렇게 살면 저 사람처럼 되겠구나’하는 위기감이 몰려왔어요. 한 번 사는 소중한 인생인데, 이렇게 나만을 위해 살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을 위해 살 것인가. 그때 결심을 하게 됐죠.”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떠났다. 당시 26세이던 그의 연봉은 7만5000달러나 됐지만 미련은 없었다.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오스 기니스의 ‘소명’을 비롯해 크리스천의 삶의 목적 찾기와 관련된 책들을 읽었다. 그리고 자신의 소명을 찾아 나선 과정에 대해 책을 쓰게 됐다.

“사실 그 전부터 스펙을 쌓고 싶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아주 세상적인 욕심에서 그랬는데 잘 안 써지더라고요. 하지만 퇴사 이후 하나님의 방법으로 어떻게 소명을 찾을 것인지에 대해서 쓰기로 마음먹고, 2016년 아마존에서 자가 출판했어요.”

무명의 청년이 쓴 책에 누가 관심을 가질까 했는데 어느 날 유명 저작권 회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의 원고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같이 책을 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Quarter life calling'이 페이스워드 출판사를 통해 재발간 됐고,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강연과 상담 등의 활동을 시작했다. 존 맥스웰 리더십 상을 수상하고,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서 ‘33세 이하의 따를 만한 크리스천 밀레니엄 세대 33인’에 포함됐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이렇게만 보면 엄청 성공한 이민 1.5세처럼 보인다. 하지만 원래 자신을 알던 사람들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고 했다.

“사실 전 약점이 많은 사람이에요. 한 번도 학교 다니면서 일등을 해 본 적이 없어요. 한국말이 서툴러서 처음엔 45명 중 40등 하다 나중엔 20등을 했나 봐요. 고등학교는 캐나다에서 다녔는데, 간신히 대학에 들어갔어요. 대학에서도 방황하다가 낙제 위기에 처했고요. 그런 시간을 보내면서 하나님을 진짜 만났고, 그 이후 삶은 사실 제가 계획한 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의 책은 이번에 두란노 출판사에서 ‘청년의 시간'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 들어와 청년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한국 청년들이 두 시간 강의를 듣고 난 뒤 “저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하고 질문하는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내 인생의 답을 남에게서 찾을 순 없어요. 또 다른 사람과 똑같을 수도 없고요. 정답이란 건 없어요. 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왜 그 일을 하고 있나’부터 시작해서 계속 물으면서 답을 찾는 수밖에요.”

자신의 진짜 소명, 하면서 기쁜 일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얼까. 그는 용기라고 했다. “소명을 찾으려면 결국 용기를 내야해요. 저도 처음엔 도전하는 게 두려웠어요. 사람들이 보는 것과 달리 저는 사실 안정지향적인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하나님은 자꾸 새로운 길을 가라면서 저를 그대로 두지 않으시더라고요.” 용기를 내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그 이후부터는 매일 매일이 새로운 날들이다.

그는 현재 크리스천들이 소명을 찾고 리더십을 키워나가도록 돕는 ‘카라(Qara)’를 설립해 활동 중이다. 23일엔 서울 신촌의 카페 히브루스에서 ‘비저니어스 콘퍼런스’ 행사도 연다. 홈페이지(paulsohn.org)와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해서 강연이나 1대1 코칭,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SNS를 많이 이용하다보니 사실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는 시간이 거의 없다. 

“아무리 바빠도 핸드폰을 내려놓고 혼자 걷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과 1대1로 만나는 시간을 갖기가 어렵거든요. 혼자 걸으면서 기도하고 묵상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10년 뒤 모습을 물었다. 그는 아직 싱글이다.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길 바라요. 아빠로서의 콜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로 살고 싶어요. 카라 사역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책을 쓰다 보면 교수가 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무엇이든 후회하지 않는 삶, 충성되게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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