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쓴 것으로 알려진 시(詩) 한편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시는 최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자신의 동생이 10분 만에 써내려 간 것이라고 공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첫눈’ 이라는 제목의 시는 초등생이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적나라한 사회비판적 목소리를 담고 있다. 때문에 초등생 작품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시는 ‘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눈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 ‘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라는 대비를 통해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수저론’을 떠올리게 한다.

네티즌들은 반응은 ‘믿을 수 없다’와 ‘안타깝다’로 양분되고 있다. SNS와 커뮤니티마다 ‘진짜 초등생 작품이냐’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또 초등생 아이마저 수저론을 언급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시 전문>

첫눈

첫눈이 내린다.
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 있던 눈.
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
눈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

중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
중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중간.
아래의 눈들이 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

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위에 있던 눈.
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
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서 태어낫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즘 하수구로 흘러 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난 눈이 싫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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