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를 선언하고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을 의욕적으로 발표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에서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소관 25개 출연연 중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 ALIO)에 정규직 전환 계획을 제출한 23개 출연연은 직접고용 비정규직 3874명 가운데 51%인 1975명에 대해서만 정규직 전환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직접고용 비정규직 중 상시 지속 업무를 하는 인원 2892명과 비교해도 68.3% 수준에 그치는 규모다.

 직접 고용과 간접 고용을 포함한 비정규직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23개 출연연은 비정규직 6503명 중 57.5%에 해당하는 3738명만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상시 지속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5076명의 73.6%에 해당하는 수치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전체 2629명의 67.1%인 176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직접 고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환 비율이 높다. 하지만 이 또한 간접고용 중 상시 지속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인 2184명에 크게 못 미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가이드라인 미확정 상태에서 각 기관별로 임의 제출한 자료로서 향후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 출연연이 밝힌 정규직 전환 계획은 상시‧지속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정부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출연연은 상시지속 업무를 하는 직접고용 비정규직 중에서도 절반을 밑도는 인원에 대해서만 정규직 전환 계획을 제출했다.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생명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표준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안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전기연구원은 전환 계획을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

 추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연구현장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며 출연연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를 미뤘는데, 출연연의 소극적인 태도를 핑계로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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