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14) 친구를 살해하고 강원도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모(35)씨의 딸도 친구 시신을 유기하는 데 가담했음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됐다. YTN이 9일 보도한 영상은 A양 시신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여행가방을 이씨가 자동차 트렁크에 싣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씨의 딸도 영상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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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숨진 여중생 A양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다음 날인 10월 1일 오후 5시15분쯤 찍힌 것이다. 장소는 이씨 부녀가 살던 서울 중랑구 집 앞이었다. 분홍색 옷을 입은 이씨의 딸은 BMW 차량 트렁크 주변을 분주히 오가며 짐을 싣고 있다. 몇 분 뒤에는 아버지와 함께 큰 여행가방을 들고 나온다. 피해 여중생 시신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이다. 딸 이양은 아버지 이씨와 태연하게 트렁크를 옮기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어 이양은 어머니 영정으로 추정되는 액자를 가슴에 품고 차량 앞자리에 오른다. 이후 부녀는 강원도 영월에 시신을 유기한 뒤 동해 바닷가로 가서 숨진 어머니를 추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정은 이때 사용한 것으로 경찰은 이 역시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수면제 과다복용 상태로 체포됐다. 다음날인 6일 A양 시신이 발견됐다.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입원했던 이씨는 체포 사흘 만에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그는 본인이 목숨을 끊으려고 집에 뒀던 수면제를 딸 친구가 와서 실수로 먹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의 딸도 시신 유기 혐의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식이 없어 경찰 조사를 받지 못한 상태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8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숨진 여중생의 사인이 질식사라고 밝혔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끈에 의해 목이 졸려 질식사했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이씨 자택에서 비닐 소재로 추정되는 끈과 라텍스 장갑 등을 수거해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과 별개로 이씨의 아내 최모씨가 지난달 5일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투신 자살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최씨는 지난달 1일 남편과 함께 강원 영월경찰서를 찾아 '2009년부터 8년간 의붓 시아버지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경찰은 최씨 시신에 남은 상처를 토대로 최씨가 투신하기 전 이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보고 투신 당시 집에 함께 있던 이씨가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에 대해 내사를 벌여왔다.

이씨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2006년 언론을 통해서다. 당시 그는 치아와 뼈 사이에 악성 종양이 자라는 거대 백악종이란 희귀병을 딸과 함께 앓는 아버지로 소개됐다. 자신과 같은 병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어금니 아빠'란 별칭도 얻기도 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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