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기르는 반려견이 짖어댔다. 남편은 강아지를 향해 욕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아내는 그런 남편과 말다툼을 시작했다. 감정이 격해진 아내의 손에 흉기가 들렸다. 남편의 목을 한 차례 찔렀고, 119 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남편은 결국 숨을 거뒀다. 

이 사건은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에서 추석 당일인 지난 4일 벌어졌다. 파주경찰서는 아내 A씨(47)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A씨의 반려견이 짖기 시작한 건 4일 밤 11시30분쯤이다. 남편 B씨(55)는 평소에도 집에서 강아지가 짖으면 화를 내곤 했다고 한다. A씨는 그런 남편의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내가 싫어하던 남편의 모습, 강아지를 향해 욕설과 고성을 내뱉는 일이 마침 추석날 재현됐다. A씨가 경찰에서 밝힌 '범행동기'는 이렇다. "반려견이 짖자 남편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서워서 그랬다." 화가 난 남편에게 자신도 위해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남편을 공격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경찰은 '정당방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한 번 휘두른 흉기가 B씨에게 치명상을 입혀 병원 이송 도중에 사망했다. 흉기를 휘두르기 전 두 사람 사이에 몸싸움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피의자가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으나 법원에서도 바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덧붙였다.

119에 신고한 것은 부부의 초등학생 자녀였다. 엄마가 휘두른 흉기에 아빠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을 보고 구급대 출동을 요청했다. A씨와 B씨는 평소에도 부부싸움을 자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네티즌들은 반려견 때문에 부부 사이에 살인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황당해하며 여러 가지 추론을 제시했다. 오랜 기간 누적돼온 부부의 갈등이 반려견을 통해 폭발했을 것이란 추정부터 추석에 벌어진 사건임을 토대로 명절 스트레스와 연결짓는 분석까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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