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망명하지 않는 이상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박 전 대통령 구속연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 대해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를 구속 필요 사유로 든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새 정부가 권력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무슨 증거인멸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한 부분은 영장 범죄사실에 그대로 들어있다”며 “영장 단계에선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가 기소할 때 뇌물 죄명을 더 붙인 것일 뿐 별개 공소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만기일이 16일에서 17일로 넘어가는 자정까지여서 그 이전에 재판을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영장 추가발부 요청 때 1차 영장 발부 때 적용하지 않았던 롯데·SK그룹 관련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최씨 측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추가 발부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뭘까.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연장될 경우 최씨 재판이 더 늦어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오는 11월 19일 자정 두번째 구속영장 만기를 앞두고 있는 최씨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심리가 계속될 경우 본인에 대한 선고가 미뤄지고, 재구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 추가 구속영장 기각 → 불구속 상태의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 분리 → 최씨의 구속기한 만료 전 선고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적극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지난해 11월 최씨를 처음 기소할 때 영장이 만료되면서 법원은 조카 장시호씨의 영재센터 뇌물 관련 건으로 영장을 다시 발부했다”며 “박 전 대통령에 적용된 검찰의 논리라면 최씨는 구속기한 만료 때마다 남은 4건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 이는 구속의 부당한 장기화를 막는 법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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