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12일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사에 출석,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서해순씨가 남편 김광석씨의 21년 전 죽음을 조명하면서 타살설을 제기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의 다큐멘터리영화에 대해 “팩트가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로 출석하면서 남편과 딸의 죽음과 관련해 결백을 주장했다.

서씨는 12일 오후 1시50분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사에 도착했다. 변호인과 동행해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선 서씨는 20여분 동안 질문에 답했다. 딸 서연양에 대한 유기치사 및 김씨 지식재산권 소송사기 혐의로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신을 고소‧고발했던 이 기자를 강한 어조로 비난하기도 했다.

서씨는 “서연이를 최선을 다해 키웠다. 유학과 병원 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겠다”며 “법적 대응하겠지만, 이에 앞서 이 기자는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제대로 공부했는지, 언론인이 맞는지 등을 보겠다. 이 기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남편의 타살설을 다룬 영화 ‘김광석’도 언급했다. 이 영화는 1996년 김씨의 사망 당시 제기됐던 타살 의혹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지난 8월 30일 개봉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서연양의 사망 소식이 10년 만에 전해졌다. 서씨는 “영화에 팩트가 하나도 없다”며 “이상호, 그 분의 정신상태가 정상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서연양은 2007년 12월 23일 경기도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당시 경찰의 부검감정서에서 서연양의 사인은 급성 화농성 폐렴으로 기록됐다. 서연양의 시신에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감기약 성분을 제외한 다른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당시 서씨는 김씨 유족과 대법원에서 남편의 지식재산권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씨는 물론 자신에게도 직계존속인 서연양의 사망 사실을 통보할 의무가 있었지만,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소송을 종료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경황이 없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의혹만 증폭했다.

서씨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서연양의 죽음을 함구한 이유에 대해 “소송과 관련이 없다. 서연이가 피고인으로 들어간 소송이 아니었다”며 “친구나 친지에게 알리지 못한 점은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연이를 최선을 다해 키웠다. 해외로 데리고 다니며 발달장애학교에서 공부를 시켰다”며 “유학을 보낸 기록, 병원 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기자들의 질문이 끝날 때쯤 현재의 심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면서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는 등 다소 횡설수설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에겐 이미 10년 전 세상을 떠난 서연양이 있었지만 “나에게 딸이 있으면”이라는 전제로 여성의 결혼에 대한 비관론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에게 딸이 있으면 결혼시키지 않겠다. 결혼하지 말라. (시댁이) 잘못되면 ‘여자 잘못 들어와서’라고 하고, 혼자 남아도 도와주지 않고 재산을 빼앗긴다. 문 대통령 같은 남편이 있으면 좋겠다”며 “광석씨와 이혼하겠다. 인연을 끊고 싶다. 일본에서는 그렇게(사별 후 이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발언 중 결백을 주장하면서 “이 자리에서 할복할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그는 “조사를 받은 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이번 일을 정리하면 혼자 살고 싶다. 철저하게 조사를 받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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