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38)의 여중생 살인 행각은 치밀한 계획 아래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딸을 통해 피해 여중생을 집으로 유인하기 전날 냉장고에 미리 '음료수'를 준비했다. 이 음료수에는 수면제가 들어 있었다. 그가 진술을 극구 거부했던 범행동기는 결국 '성욕'이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이영학을 강제추행살인 및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로, 공범 B(36)씨를 범인도피·은닉 혐의로 각각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영학이 딸 친구인 여중생 A(14)양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먹여 재운 뒤 하루 동안 음란행위를 하다 A양이 깨어나 저항하자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영학은 지난달 30일 딸(14)을 시켜 A양을 중랑구 망우동 집으로 불렀다. 경찰은 그가 초등학교 때 집에 놀러왔던 A양을 알고 있었고, 성적 욕구를 해소할 범행대상으로 선정한 뒤 딸과 함께 A양을 집으로 유인할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딸은 지난달 30일 낮 12시20분 A양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서 영화를 보고 놀자고 말하며 유인했다.

당시 이영학의 집 냉장고에슨 수면제를 담은 음료수병이 들어 있었다. 전날 미리 넣어둔 것이었다. 이 음료수를 마신 A양이 잠에 빠지자 이영학은 밖에 나가 있으라며 딸을 내보낸 뒤 A양을 성추행했다. 이튿날 낮 12시30분쯤 딸이 다시 외출한 사이 잠들어 있던 A양이 깨어나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그는 수건과 넥타이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후 9시30분쯤 딸과 함께 사체를 가방에 넣어 차량 트렁크에 싣고 강원도 영월군 야산으로 이동해 유기했다. 공범 B씨는 이씨의 범행사실을 알았음에도 차량을 제공하고 은신처 마련에 도움을 줬다. 

이영학은 13일 오전 8시20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 북부지검으로 송치되며 “아내가 죽은 후 제가 약에 취해 있었고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다. 너무 꿈만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더 많은 말을 해야 하고 사죄를 해야 하지만 이 모든 게 아직 꿈만 같이 느껴진다. 죄송하다”고 했다.

취재진이 “딸한테 뭐라고 시켰나” “왜 피해 여중생을 데려오라고 했나“ “왜 유서 동영상을 찍었나” 등을 질문했지만 “죄송하다”고만 할뿐 입을 굳게 닫았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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