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전상훈씨(왼쪽)와 사회복지사 류인하씨. 문경시 제공

지적장애를 딛고 마라톤에 도전한 경북 문경의 전상훈씨(25·지적장애 1급)가 제2의 '말아톤'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말아톤'은 지적장애인의 마라톤 도전 실화를 감동적으로 담아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었다.

 전씨는 지난 2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마라톤대회(하프코스 21㎞)에 사회복지사 류인하(34)씨와 함께 출전해 1시간57분38초 기록으로 완주한뒤 지난 25일 무사히 귀국했다. 전씨는 토론토 대회를 완주하기 위해 류 복지사와 함께 쉬지 않고 달리기 연습을 했다.

 전씨의 달리기는 2015년 사회복지사 류 복지사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됐다. 문경시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이하 해냄터)를 이용하는 전씨는 중증의 지적장애로 인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고 잠시도 쉬지 않고 내 뱉는 반복적인 언어로 인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하지만 해냄터 프로그램 중 체육활동으로 실시하는 온누리체육관(장애인 전용체육관) 수업에서 런닝머신을 쉼 없이 타는 끈기와 체력을 눈여겨 본 류 복지사가 전씨의 달리기 도전을 돕게 됐다.

 이후 꾸준히 런닝머신을 통해 달리기를 연습을 했고 지난해 11월 11일 문경서봉기단축마라톤대회(10㎞ 부문)에 처음 출전해 완주하는 성과를 냈다. 또 같은 해 11월 20일 상주곶감국제마라톤대회(10㎞ 부문)도 완주했다. 기록보다는 발달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참가 목적이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하기 싫다는데 억지로 시키는 것 아니야?" "장애인 인권침해다. 당사자 욕구 꼭 확인해봐" 등의 부정적인 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전씨는 늘어나는 완주 기념 메달을 목에 걸고 다니며 자랑하고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을 때마다 즐거워했다.

 전씨는 훈련을 마치고 집에 데려다주는 류 복지사에게 "내일도 아침에도 '똑똑'해줘"라고 말하곤 한다. 류 복지사는 "상훈씨가 완주기념 메달을 목에 걸고 다니며 자랑하는 모습과 수시로 운동하러 가자고 조르는 모습을 보면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씨의 열정을 확신한 류 복지사는 더 큰 도전을 위해 새벽마다 전씨와 함께 14㎞ 달리기 훈련을 실시했고 인터넷 등을 통해 습득한 마라톤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체계적인 훈련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24일 상주-영천 고속도로 개통기념으로 실시된 '영천 On The highway 마라톤대회' 하프부문(21㎞)에 출전해 완주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던 중 '2017 캐나다 토론토마라톤대회' 참가 마라토너를 모집한다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모집공고문을 보고 도전하기로 했고 1차 선발 60명 안에 들어 지난 9월 3일 개최한 'S-OIL과 함께하는 감동의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하프코스(21㎞)를 완주했다.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영천 On The highway 마라톤대회 기록보다 무려 37분 단축한 1시간59분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해 토론토 마라톤대회 참가티켓이 주어지는 최종 19명에 선발됐다.

 전씨는 그저 엄마가 좋아하고, 형이 안아주고, 안경 선생님(류인하씨)이 '문 똑똑' 해주고, 해냄터 팀장님이 파이팅 해주는 것이 좋아 달렸을 뿐이라고 류 복지사는 전했다.

문경=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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