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dom of Wonder' 캄보디아로 떠나기 전에 알게 된 캄보디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런 별칭 때문이었을까, 출국 전의 나는 캄보디아에서 펼쳐질 봉사단원으로서의 보내게 될 1년여의 경험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기대는 글(Text)로만 배워왔던 국제개발을 실제로 경험하며 문맥(Context)으로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었고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3월 캄보디아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청년기고] 함께 변화하며 걸어가는 길
표영광 굿네이버스 캄보디아 장기 해외자원봉사자

캄보디아에 와서 들은 첫 마디는 '국제개발을 하는 사람들은 인도자가 되어야 한다'였다. 수혜국이 스스로 잘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인도하는 역할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같이 일하게 될 사무장님이 해주신 이 말에 나는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어서 무작정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당시의 그 고갯짓은 너무 가벼운 것이었고 그렇게 캄보디아에서의 생활은 시작되었다.

내가 일하게 된 곳인 '굿솔라이노베이션'은 굿네이버스 캄보디아가 시작한 솔라 에너지 프로젝트(Solar Energy Project)에서 태생된 사회적 기업이다. 에너지 보급률이 30%밖에 되지 않았던 시기에 에너지 빈곤층에게 전기를 공급하고자 시작된 이 사업은, 전기가 없어 일몰 후 생활이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다양한 태양광 제품을 통해 빛을 공급해 줌으로써 저녁 후의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사실 처음 이곳에서 나의 역할은 미미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곧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맡은 업무들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한국에서 받았던 충분한 기초교육 덕분에 가능한 논리적 사고는 현지 직원들이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포토샵 사용법과 홈페이지 제작 또한 현지 직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내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보기 시작한 순간 ‘인도자’로서의 역할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도자'의 역할은 단지 기술적인 부분의 지식 전달이 전부가 아니었다. 현지 직원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과 이들의 역할에 대한 가치를 심어주는 일,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위해서 문화적 배경이 다른 현지 직원을 이해하려 노력해야함과 동시에 공감 받아야 하는 일들은 쉽지 않았고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변화' 내가 이곳에 와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느끼며 변화하고 있듯이 함께 일하는 이들과 지역사회가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 빈곤 퇴치의 시작이자 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나 자신만의 성장이 아닌 나와 이웃의 성장이라는 가치가 퍼져나간다면 빈곤이라는 거대한 현실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함께 걸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지난 6개월 동안의 봉사활동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단연코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태도'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필자는 이 태도에 대해서 더 고민하며 남은 6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사람과 물질의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빈곤이라는 단어, 이 아픈 단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의 삶 속에도 '빈곤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을 넣어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그곳이 바로 새로운 눈을 열어주는 'Kingdom of Wonder'가 될 것이다.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청년기고’ 코너는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코너입니다.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셋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모든 기고는 수정 없이 게재하며 국민일보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청년기고 참여를 원하시는 분께선 200자 원고지 6매 이상의 기고문을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에게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