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은 제27회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1991년 국제당뇨병연맹(IDF)과 세계보건기구(WHO)가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고 병을 극복하기 위해 제정했다. 매년 활발한 캠페인과 홍보활동이 펼쳐지고 있지만, 당뇨병의 발병률과 유병률은 증가세다.

대한당뇨병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당뇨병 환자수는 약 337만 명이며, 2030년에는 약 500만 명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인구 10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이며, 당뇨병 환자 10명 중 3명은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의 양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고혈당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적절한 관리 없이 방치할 경우 혈당으로 혈관이 망가지면서 망막병증, 당뇨발, 신부전증, 뇌졸중, 심근경색, 발기부전, 신경병증 등 전신에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이 신경써야 하는 것이 ‘발’이다. 발에 오래된 상처를 가지고 있다면 ‘당뇨발’을 주의해야 한다. 당뇨발은 당뇨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합병증으로 당노병성 족부궤양으로도 불린다.

당뇨발은 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질환의 악화로 발의 피부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다. 일반적인 상처는 소독 후 약을 바르면 낫지만, 당뇨병성 궤양은 쉽게 낫지 않는다. 혈관이 막혀 상처 부위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상처로 시작해 피부조직이 파이고 결국 뼈 조직까지 세균이 번식해 까맣게 썩어 들어가면 발 절단까지 고려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매년 2000명의 당뇨병 환자가 당뇨발로 발 일부를 절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트병원 혈관센터 배재익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당뇨발 환자 10명 중 1명은 끝끝내 무릎 아래까지 절단하는 치료를 받는다”면서 “감염 치료와 혈관상태 개선이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치료 없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로는 혈관개통술이 있다. 이 시술은 수술을 대체할 정도로 효과가 빠르고 간단하다. 혈관조영장비로 막힌 혈관 부위를 찾은 뒤, 가늘고 긴 의료용 도관을 삽입해 문제 부위까지 접근한다. 도관을 통해 풍선을 밀어 넣어 부풀리면 협착된 혈관이 다시 개통되는 원리다. 혈관조영실이 갖춰진 전문 의료기관을 찾는다면, 검사부터 혈관개통술까지 당일 외래 진료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배 원장은 “특히 겨울철에는 발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낮아진 기온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발이 금방 얼음장같이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신경 손상으로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는 상처가 나도 얼른 알아채기 어려워 자칫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자세를 피해야 한다. 다리를 꼬고 있거나, 오래 앉아있거나, 오래 서 있는 자세는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씩은 발목을 천천히 위아래로 당겨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발에 직접 닿는 전열기구는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을 삼간다. 당뇨 환자의 화상은 단순히 피부가 붉게 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경병증의 영향으로 금세 붉은 물집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한다. 또한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발바닥에 굳은살이나 티눈이 생겼다면, 갈라진 틈으로 세균이 침투하기 쉬우므로 직접 제거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조기 치료를 받도록 한다.

적어도 3~6개월에 한 번씩은 말초혈관의 상태를 정기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 원장은 “발과 발가락에 오래된 상처가 진행 중이거나, 조금만 걸어도 발과 종아리가 아플 경우, 고열이 있고 감각이 저하된 경우, 발이 비정상으로 차고 경련이 일거나 쑤시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다리동맥검사를 받아야한다”며 “특히 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까지 받고 있다면 다리동맥이 폐쇄되기 쉽고, 이에 따라 당뇨발의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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