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역대 강진 10건 중 6건이 2014년 이후 발생했다. 2000년대 들어 5.0 이상 강진은 2003년과 2004년 한 차례씩 찾아왔고, 10년 뒤인 2014년 한 차례에 이어 2016년에 3차례 일어났다. 한반도의 강진 발생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규모 7.0 이상 초대형 지진의 ‘전조’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 2015년 지진 4회… 2016년 252회

2015년에는 지진이 총 44차례 발생했다. 규모 3.0 이상은 5차례뿐이었다. 제일 강했던 것은 12월 22일 전북 익산의 규모 3.9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진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규모도 커졌다. 규모 2.0 이상이 252회나 된다. 3.0 이상도 34차례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2.0 이상 지진이 총 170회 이상이고, 3.0 이상도 14회를 기록했다. 포항 지진의 여진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이는 더 큰 지진의 전조 현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제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란 건 분명히 확인됐다”고 입을 모았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미래에 7.0 이상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많다”고 했고,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도 “우리나라 지진 대부분은 지질학적으로 판 내부 지각에 오랫동안 쌓였던 응력이 방출이 되는 현상인데, 최근 들어 잘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도 골고루 지진이 일어나고 빈번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강진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김영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학자들 사이에서 지진 발생 건수가 동일본 대지진 후 갑자기 증가했다는 보고서도 있다”며 “영향은 있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 경주도 포항도 ‘양산단층’의 가지단층서 발생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양산단층’으로 꼽힌다. 이 단층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경주 지진은 양산단층의 가지단층인 덕산단층과의 연결 부위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포항 지진 역시 양산단층의 북쪽 가지단층인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김영석 부경대 교수는 “근래에 양산단층의 북부 분절이 남부 분절에 비해 활동도가 더 높았다”고 분석했다.

양산단층의 북부 일대는 포항 북구, 영덕 영덕읍, 울진 평해읍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과 정확히 일치한다. 양산단층 북부에 장사단층 외에 다른 활성단층은 없는지, 장사단층에서 추가 지진 발생할 가능성 없는지도 확인해봐야 할 사항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달부터 한반도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초기 5년간 동남권 지역에 집중해 조사할 예정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 학과 교수는 포항지진의 발생 원인과 관련해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의 여파로 진앙지의 북동·남서 방향으로 누적된 힘이 한꺼번에 배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포항지진으로 인해 또 에너지가 쌓였기 때문에 포항과 경주 지역 사이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경주 지진 이후 정부 차원의 구조물 조사 등이 이뤄졌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교수는 “얼마 전 이탈리아에서는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건물이 무너졌다”며 “경주 지진 후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과 지표에서 드러나지 않는 단층으로 인한 지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좀 더 지진원인 조사를 심층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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