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현 상태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만으로는 북한 미사일을 막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지상발사 미사일 이외 전투기와 드론을 띄워 공중에서 직접 격추시키는 계획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백악관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의회에 요구한 긴급예산 40억 달러(약 4조4000억원)도 이런 태세를 갖추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해 미 본토로 하강할 경우 캘리포니아주와 알래스카주에 있는 미사일 기지에서 격추용 미사일(interceptor rocket)을 쏘아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격추용 미사일의 명중률이 97%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명중률이 50%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상의 요격 조건에서 한 실험 결과가 97%이지 실전은 다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미국은 ICBM이 발사돼 대기권 밖을 향해 상승하는 단계에서 이를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한반도 주변에서 전투기를 발진시켜 공대공 미사일로 요격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또 드론을 늘 띄워 놓고 있다가 미사일이 발사되면 공대공 미사일을 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미국은 특히 드론에서 레이저빔을 쏘아 북한 ICBM을 떨어뜨리는 기술 개발도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레이저빔 발사 기술을 드론에 적용하려면 2025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드론이나 전투기를 활용하는 방안은 ICBM이 솟구치는 단계에서만 가능해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해야 하는데 자칫 북한의 보복 공격을 불러올 여지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은 이밖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를 무산시키는 사이버공격에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도 이런 형태의 공격이 가능했지만, 외부 세계와의 연결고리가 적은 북한 인터넷망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성공률이 높지는 않았다. 때문에 이 부분에 더 투자해 북한 미사일 통제 시스템의 ‘빈틈’을 최대한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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