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를 직접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경북 포항 지진과 관련해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했다. 참모진은 여진과 수능 고사장 상황 등을 감안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16일 수능의 안전대책을 검토했다. 다만 과학적으로 안전을 보장할 만한 방법이 없어 부심했다고 한다. 그러자 참모진의 회의를 지켜보던 문 대통령이 “수능 연기를 검토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17일 전했다.

참모들은 수능을 연기한 전례가 없었던 데다 수험생 혼란도 커질 것이라고 보고 예정대로 수능을 치르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 지시로 포항에 급파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수능 고사장 14개교를 점검한 결과 수능 불가 결론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의 판단을 받아들여 수능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만약 수능이 예정된 날에 치러졌다면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49차례 여진에 시달리며 수능을 치를 뻔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참모들과 만나서도 “여진에도 피해가 올 수 있으니 긴장을 늦추지 말라”며 “낡은 배관 구조를 비롯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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