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2일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과 관련해 7대 비리 중 하나라도 해당될 경우 임용을 원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7대 비리는 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성범죄를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5대 인사원칙(병역기피·위장전입·세금탈루·논문표절·부동산투기 발견시 임용 배제)을 기본 바탕으로 하되 내용을 구체화하고, 범위도 확대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사검증 기준을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 눈높이를 반영해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고,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고위공직 후보자의 재산증식과 관련해 5대 인사원칙에 제시된 부동산 투기 뿐 아니라 기업의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주식 거래로 불법 시세차익을 얻은 경우도 임용 결격사유로 간주키로 했다. 청와대는 “본인 또는 배우자가 공직자윤리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부동산 및 주식·금융거래와 관련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하거나 타인이 이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유정 헌법재판소 후보자는 일반 투자자가 알기 어려운 비상장 주식 거래를 통해 수억원의 ‘주식 대박’을 낸 게 빌미가 돼 낙마했다.

5대 인사원칙 중 하나인 논문표절도 ‘연구 부정행위’로 범위를 넓혔다. 연구윤리지침이 제정된 2007년 2월 이후 박사학위논문이나 주요 학술지 논문, 공개 출판 학술저서에 대해 표절이나 중복게재, 부당 저자 표시 등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판정한 경우 임용을 배제키로 했다. 2007년 2월 이후 연구 부정행위나 연구비 부정 사용으로 처벌된 경우도 해당된다.

위장전입은 ‘부동산 투기 또는 자녀의 선호학교 배정 등을 위한 목적으로 2회 이상 할 경우’로 기준선을 정했다. 시점은 인사청문회 제도가 장관급까지 확대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이 대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논란이 불거질 당시 청와대가 “향후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 관련자는 국무위원 후보자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이다. 다만 횟수를 2회 이상으로 제시하며 기준을 완화했다.

병역기피의 경우 본인 뿐 아니라 직계비속도 대상이 된다. 본인 또는 직계비속이 도망·신체손상·입영기피 등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경우, 병역회피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우리 국적을 포기한 경우, 고의 또는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복무 관련 특혜를 받은 경우가 해당된다.

세금탈루는 본인이나 배우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거나 세금 환급·공제로 처벌받은 경우, 본인 또는 배우자가 고액·상습 체납자로 명단이 공개된 경우에 임용에서 원천 배제된다.

이번 기준안에는 음주운전과 성범죄가 임용 결격사유로 새로 포함됐다. 음주운전은 최근 10년 내에 음주운전을 2회 이상 한 경우, 음주운전을 1회 했더라도 신분 관련 허위진술을 한 경우로 기준을 제시했다. 성범죄는 국가 등의 성희롱 예방 의무가 법제화된 1996년 7월 이후 성범죄로 처벌받은 사실이 있을 경우 임용에서 배제키로 했다.

인사검증 기준은 직무별로 가중치를 둬 차등화할 계획이다. 같은 병역기피라 해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병역비리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반영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병역기피(외교·안보 분야), 세금탈루(재정·세제·법무분야), 불법 재산증식(재정·세제·산업·법무 분야), 위장전입(재정·세제·국토·행자·교육분야), 연구부정(교육·연구분야), 음주운전(경찰·법무분야), 성관련 범죄(인권·여성분야) 등으로 세분화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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