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올해 초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중ㆍ고교생 자녀를 둔 가구는 자녀의 교육비에 매월 소비액의 4분의 1에 달하는 평균 79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및 추가 이슈 분석 보고서) 즉 물가상승이나 추가적인 교육비지출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산술하더라도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3년의 6년 교육과정 동안 약 5700만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년기고] 청소년 한부모의 학습권을 보장해주세요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강은

이러한 우리나라의 양육 및 교육현실은 누구에게나 크게 혹은 작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우리사회에는 이러한 높은 양육 및 교육비용의 벽을 곱절의 높이로 직면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청소년 한부모이다.

청소년 한부모란,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아동을 양육하는 24세 이하 청소년 母 혹은 父'로 정의할 수 있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청소년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교육비는 두 배로 들며 일반 가구소득이 절반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청소년 한부모인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 한부모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한부모 자립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으며 2010년 이후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한부모 10명 중 7명은 학업을 중단한다. 학교에 계속 다니지 못하는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경제적 이유이고 두 번째는 학교의 압력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3)의 데이터에 따르면 청소년 한부모의 50%는 월 평균 총 수입이 50만원 미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한부모 가구 빈곤율(26.7%)은 복지국가로 일컬어지는 스웨덴(7%)이나 덴마크(6.7%)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본인과 아이를 합쳐 월 평균 158만원씩 드는 학업활동을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 학교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 학교는 학칙으로 '불건전한 이성교제'를 퇴학사유로 간주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2012)에 따르면 교사 10명중 5명 이상이 임신 및 출산은 학교 징계 대상이 된다고 응답하였으며 교사 10명중 7명은 임신 학생의 재학이 다른 학생들에게 '매우' 또는 '약간' 위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하였다. 즉 청소년의 출산이 청소년 개인의 비행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나라 청소년 미혼모 양육 및 자립 지원 정책의 발전을 막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한부모가족지원법 제 17조 2항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년 한부모가 학업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 한부모의 선택에 따라 학교에서의 학적 유지를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는 등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 항은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으로 되어있어 실효성이 없다시피 하다. 실제적으로 동법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도 청소년 한부모 교육과 관련된 어떠한 세부조항도 없으며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전국 시도 및 시군구에서 청소년 한부모 지원 조례는 7건으로 일부 지자체에서만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마저도 교육 관련 규정은 없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한부모의 학습권 보장 및 사회적지원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학부모10명중 7명, 중·고생10명중 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청소년 한부모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인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에 들어서 복지정책의 확대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한 기대에 덧붙여 정부는 청소년 한부모에 대해서도 경제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육을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동시에 양육 즉, 자녀청소년의 교육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일선 학교에서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학업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앙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인 매뉴얼보급, 학교규칙 개정 권고, 학습권 보장 이행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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