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머지않아 3D프린팅이나 인공지능(AI)기술이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은 초지능적인 의료기기 제품을 생산해 치과의료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치과의료 기술은 한차원 높은 세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현재 치과의료는 3D 프린팅을 활용해 보다 정밀한 치과 임플란트와 보철물 제작이 가능하다. 이는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치과 방사선 영상을 입력하면 AI 기술을 탑재한 진단 장비로 보다 정확하게 환자의 구강질환을 판독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에서는 구강암으로 인해 제거된 하악골(아래턱뼈) 재건을 위해 3D 프린터를 이용한 티타늄 이식수술을 성공하는 등 치과 분야의 첨단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국내 치과의료 산업이 세계시장에서도 각광받아 의료산업 수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치과의료산업은 향후 국가 신성장동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치과산업을 적극 육성해 왔다. 최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치과산업의 미래성을 감안해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국가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고려해 볼 때 치의학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타 연구 분야에 비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국가적인 관점에서 글로벌을 선도하는 미래 치과의료 산업의 체계적인 계획과 지원을 전담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 내 ‘구강건강정책과’가 신설돼야 하고 ‘치의학융합산업연구원’ 설립법안이 시급히 통과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기기 수출품목 1위는 치과용 임플란트다. 그러나 중국의 중저가 의료기기 산업이 날로 발전해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최우수 수준의 치과의료 기술과 제품 생산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치과의료산업이 국부 창출과 국위선양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구강보건 전담부서와 치의학연구원의 역할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급속한 고령화 시대에 국민의 구강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치과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치과질환은 당뇨병과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전신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국가는 치과의료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젊을 때 치아 상실을 방지하거나 치아를 상실하더라도 언제든지 원상 회복이 가능하다면 국민의 건강한 노후는 보장될 것이다.

현재 치과질환 치료는 증상에 기초한 진단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어 항상 재발 가능성이 열려있다. 미래 치과의료는 재발 가능성이 희박한 치아와 구강의 원상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충치나 손상된 치아에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한 수복 방법을 탈피해 바이오 치아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재생치료, 즉 자가 줄기세포를 활용해 치아를 원상태로 재생시킬 수 있다면 이것은 치과의료 혁명이나 다름없다.

상실된 치아 부위 치조골(턱뼈)에 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아(치아 씨앗)를 이식해 새로운 치아가 맹출하는 연구는 상당 부분 진척돼 있어 치아를 상실한 노인들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줄기세표·재생의료 분야는 치의학, 생물학, 화학, 공학 등 여러 분야 기술이 결합해야 상용화될 수 있으므로 정부의 장기적인 계획과 지원이 없다면 한계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갈림길에서 치과의료 산업이 과거에 머물 것인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결정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국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노후, 세계를 주도하는 첨단 치과의료산업 혁명은 정부 내 ‘구강건강정책과’ 신설과 ‘치의학연구원’ 설립에 그 출발점을 둬야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김철수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