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외무성 대변인의 입을 통해 ‘한반도 핵전쟁’을 거론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고위 정객들의 입에서 연달아 나오는 전쟁 폭언 탓에 조선반도에서의 전쟁은 기정사실화돼 가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언제 전쟁이 터지는가 하는 시점의 문제”라고 말했다.

◇ 北 “전쟁 원치 않지만 피하지도 않을 것”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전쟁을 언급했다.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대북 강경발언을 문제 삼으며 내놓은 말이었다. 대변인은 “미국은 매일 같이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을 광고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조선반도에서 우리를 겨냥한 사상 최대의 연합공중훈련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고위정객들이 줄줄이 나서서 호전적인 망발들을 늘어놓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이제 시점의 문제”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외무성 대변인이 언급한 ‘미국 고위 정객’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공화당 상원의원, 중앙정보국장이었다. “북조선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증대되고 있다느니, 선제공격 선택에 더욱 접근하고 있다느니, 남조선 주둔 미군 가족들을 철수시켜야 한다느니 하는 따위의 화약내 풍기는 대결 망발을 늘어놓은 것은 우리에게 조선반도에서의 전쟁발발에 대비하라는 신호로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심지어 중앙정보국장이란 놈이 우리의 심장인 최고 지도부까지 감히 걸고 들며 도발을 걸어온 것은 우리가 강경 대응조치를 취하게 하고 그를 빌미로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의 도화선에 기어이 불을 달려는 미국의 간교한 흉심의 노출”이라고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국장이 지난 2일 "김정은은 국내외에서 자신의 입지가 얼마나 취약한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자제력을 오판하고 끝끝내 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단다면 다지고 다져온 무진막강한 핵무력으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미국은 제가 지른 불에 타죽지 않으려거든 자중 자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美 “北을 핵보유국 인정하는 협상, 절대 없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데 대해 “핵보유국 인정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 북한과 협상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북한 측 주장과 관련해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최우선 과제일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굳게 믿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바꾸지도, 되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어트 대변인은 "만약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면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며 "그러나 최근 북한의 행위는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하는 것에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대북 송유를 늘려 북한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하락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그것이 사실이라고 증명하는 정부 보고서는 없다"고만 했다.

한편 테리 브랜스테드 중국 주재 미국 대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실험 포기를 선언하고 이를 이행할 경우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브랜스테드 대사는 북한과의 협상 개시를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그들이 더 이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이행할 경우 우리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핵 개발을 "현재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중국 정부에 북한 정권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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