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스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중국 북부 지역에서 교실에 난방이 안 돼 학생들이 햇볕이 있는 야외에서 수업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중국 정부가 심각한 대기오염 개선 대책을 밀어붙이면서 석탄난방 시설을 철거했으나 이를 대체할 가스·전기난방 시설이 미처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콩 명보는 6일 허베이성 바오딩시 취양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야외에 책상을 내놓고 쭈그려 앉아 수업을 하고 있는 장면을 공개했다(사진). 지방정부가 무턱대고 석탄 난로를 철거하는 바람에 교실 안이 너무 추워 차라리 햇볕이 있는 밖에서 공부를 한 것이다. 취양현의 여러 초등학교 학생들이 강추위 속에 야외 수업을 하거나 달리기로 언 몸을 녹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여러 초등학교들이 난방을 하지 못해 그늘진 교실이 운동장보다 더 춥다”고 전했다. 동상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의 어머니는 “아이가 동상으로 발이 퉁퉁 부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취양현 공산당 서기는 “현내 11개 초등학교에 아직 난방이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늦어도 6일 밤까지 난방 시설 설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북부 지역 스모그와 대기오염의 주된 오염원 중 하나인 석탄난방을 없애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올해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지역 300여만 가구에 가스난방 시설을 설치하고 석탄난방을 금지하면서 허베이성뿐 아니라 산시, 허난, 산둥, 네이멍구 등 중국 북부지역에 액화천연가스(LNG) 부족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미세먼지 농도 감축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2017년까지 석탄을 천연가스와 전기 등 청정에너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한이 다가오면서 지방정부들이 석탄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지만 가스를 공급할 파이프라인 건설이 지체되고, 가스 공급량도 부족해 곳곳에서 가스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중환자와 신생아가 있는 병원에도 가스 공급을 제한하겠다고 했다가 비난을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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