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랜서'가 6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F-22 등 미 스텔스 전투기와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등과 함께 편대 비행을 하는 모습. 공군 제공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7일 오후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 수뇌부 제거를 위한 폭격 훈련을 하고 돌아갔다. 한·미 항공기 20여대가 B-1B와 함께 서해상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는 막바지 단계다. 한·미 공군은 6일에 이어 이날도 북한 수뇌부가 있는 지하벙커와 미사일 기지 등 핵심 시설을 제거하는 폭격 훈련에 집중했다. 앞서 4~5일엔 북한의 공격을 차단하고 제공권을 장악하는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훈련은 8일 오후 종료된다.

B-1B는 태평양상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제주도 남쪽 상공을 거쳐 서해상으로 이동했다. 미 공군 F-15 전투기와 우리 공군 F-15K, KF-16, FA-50 등 20여대의 항공기와 편대비행을 하며 서해상 섬을 가상의 표적으로 삼아 폭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B-1B는 오후 2~4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해 훈련한 뒤 괌 기지로 복귀했다. 이번엔 F-22 등 스텔스 전투기가 B-1B와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 전날 B-1B는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 등과 함께 비행하며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폭탄투하 훈련을 했다.

북한은 이례적인 B-1B의 잇따른 출격에 상당한 위협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B-1B는 북한의 핵심 기지를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갖추고 있다. B-1B는 기체 내부 무장창에 34t, 날개 등 외부에 23t 규모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최대 속도 마하 1.2로 괌 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까지 도달하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 군 관계자는 “B-1B가 이틀 연속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한·미 연합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사상 최대의 연합 공중훈련을 강행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 고위 정객들이 줄줄이 호전적 망발을 늘어놓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인다”며 “미국이 핵전쟁 도화선에 불을 단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고 미 상원에서도 주한미군 가족 철수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제기된 데 대한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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