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여성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표지에는 침묵을 깨고 세상에 맞선 여성들뿐 아니라 여전히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도 등장했다.

타임은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 ‘미투(#MeToo)’ 캠페인에 참여한 ‘침묵을 깬 사람들(Silence Breakers)’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공개된 표지에는 배우 애슐리 주드, 팝가수 테일러 스위트프, 우버 엔지니어 출신 수전 파울러 등 5명의 모습이 담겼다. 모두 자신의 성추행‧성폭행 피해를 고발한 여성들이다. 검은색 의상을 맞춰 입은 이들은 당당히 카메라를 응시하며 포즈를 취했다.

그런데 표지를 자세히 보면 5명 외에 한 사람이 더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표지 오른쪽 하단에 어색하게 잘린 팔이 그 주인공이다.


타임의 에드워드 펠센털 편집장은 NBC ‘투데이’에서 “이 팔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주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생계에 위협을 받을 것을 염려해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펠센털 편집장은 이 여성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성추행‧성폭행 피해 남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타임의 기자인 샬롯 알터는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익명의 팔꿈치를 실은 것이 “매우 의도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나서는 일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이라며 “피해 여성들이 성폭력을 폭로함으로써 감수해야할 위험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미투’ 캠페인은 애슐리 주드가 지난 10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20년 전인 1997년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에서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면 해시태그를 이용해 ‘Me too’(나도 당했다)라고 이야기해 달라”고 제안하면서 유명인사와 일반인들의 용기있는 고백이 쏟아졌다.

펠센털 편집장에 따르면 ‘#MeToo’ 해시태그는 현재까지 최소 85개국에서 수백만번 사용됐다. 그는 “(‘미투’ 캠페인은) 최근 수십 년간 본 것 중 가장 빠른 사회 변화”라며 “여성들과 일부 남성들 각각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시작됐다”라고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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