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해직됐던 최승호(56·사진) 뉴스타파 PD가 MBC 신임 사장이 되자 배현진 MBC 뉴스데스크 메인 앵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최 사장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 배 앵커의 이름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배 앵커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최 사장 선임을 담담하게 보도했다. 24초간 MBC가 주주총회를 열고 최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면서 최 사장의 임기는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2020년까지라고 전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였다. 네티즌들은 댓글로 “코미디같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 앵커는 2012년 MBC 노조 파업에 참여했다가 돌연 노조에서 탈퇴하며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했다. 메인 앵커를 맡은 배 앵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대선 개표 방송 등을 맡아 승승장구했다. 2013년 11월 뉴스데스크에서 보도국 국제부 기자로 옮겼다가 이듬해 뉴스데스크로 복귀했다.

하지만 최 사장 선임으로 배 앵커가 하차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최 사장은 지난 7월 페이스북을 통해 배 앵커를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배 앵커가 국내 최장수 앵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배 앵커가 이토록 장수하는 이유는 아마도 2012년 파업 도중 대열을 이탈해 돌아갔다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면 파업에 끝까지 참여했던 아나운서들은 화면에서 축출됐다. 50명의 아나운서들 중 11명이 MBC를 떠났고 11명이 비제작부서로 전출됐다”며 “이제 이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또 지난 8월에는 배 앵커에게 ‘화장실 수도꼭지를 잠그라’고 말한 양윤경 MBC기자가 비제작부서로 쫓겨난 일화를 언급하며 “자신이 영원히 MBC 앵커로 여왕처럼 살 것이라고 생각했을까”라고 했다. 그는 “배 앵커는 태극기 부대 방송이 생기면 최고의 스카우트 대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고 비꼬기도 했다. 최 사장 선임으로 배 앵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1986년 MBC에 PD로 입사한 최 사장은 ‘PD수첩’ ‘경찰청 사람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MBC스페셜’ 등의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을 거쳤다. 2003~2005년 전국언론노조 부위원장과 MBC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PD수첩’에서 서울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을 추적해 2006년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올해의프로듀서상을 받았다. 이명박정부 당시에는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를 제작해 송건호언론상과 한국PD대상 올해의PD상 등을 수상했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재임하던 2012년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파업에 참여했다 해고됐다.

최 사장은 소송을 제기해 2심까지 해고무효 판결을 받았으나 최종심 선고가 나지 않아 여전히 ‘MBC 해직자’ 신분이다. 2013년 대안언론인 ‘뉴스타파’로 자리를 옮겨 제작과 진행을 맡았다. 이후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자백’과 이명박·박근혜정부의 언론장악을 추적한 다큐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해 정권의 언론 장악 과정을 널리 알렸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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