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거래자들이 1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선물상품 가격 변동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AP뉴시스

암호화폐는 가상공간의 통화를 말한다. ‘가상화폐’로도 불리지만 다른 개념이다. 가상화폐란 현금을 전산망으로 유통하는 전자결제 수단을 의미한다. 암호화폐는 현금 기반의 통화가 아니다. 목적은 탈중앙화, 운영원리는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바로 암호화폐에 해당한다. 암호화폐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을 계기로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했다. ‘혁명’과 ‘거품’의 변곡점에서 저울질을 시작했다.

1. 암호화폐의 운영원리는 무엇인가

암호화폐를 지폐·동전·수표·어음 등 현금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탈중앙화에 있다. 암호화폐는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화폐를 유통할 목적으로 설계됐다. 세금·환율·수수료에서 자유롭고 신용인증이 간편하다. 영수증이 필요 없고 위조지폐 발행이 불가능하다. 이론상의 화폐 기능에서 암호화폐가 가진 장점은 현금보다 많다.

암호화폐의 탈중앙화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공공거래장부’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망에 접속해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블록체인의 일원으로 존재하게 된다.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 오류, 조작을 막는 기능도 블록체인에서 수행된다.

암호화폐를 얻는 방법은 두 가지, 거래와 채굴이다. 거래는 다른 사용자에게 물건을 팔거나 현금을 지불하고 암호화폐를 받는 것을 말한다. 채굴은 컴퓨터에 마이닝 시스템을 구축하고 블록체인에서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어 암호화폐를 캐내는 방식이다. 윤전기에서 지폐를 발행하는 쪽보다 광산에서 자원을 캐는 방식에 가까워 채굴로 불린다. 수학문제의 난도는 암호화폐의 공급량을 조절한다.

2013년 6월 중국 충칭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하고 있는 남성. AP뉴시스

2. ‘대장주’ 비트코인과 ‘우량아’ 이더리움

암호화폐의 종류는 100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선두주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비트코인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대장주’, 이더리움은 암호화폐의 목적과 원리를 가장 정확하게 구현한 ‘우량아’ 정도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은 호주 컴퓨터공학자 크레이그 라이트의 2008년 논문 ‘비트코인-개인 간 파일공유 전자화폐 시스템’에서 처음 언급됐다. 발행은 2009년 1월부터 시작됐다. 창시자는 일본식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한 ‘사토시 나카모토’. 여전히 존재가 드러나지 않은 미지의 인물이다. 라이트가 한때 ‘사토시 나카모토’를 자처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주장을 철회했다.

비트코인은 누구든 발행할 수 있는 마이닝 시스템, 갈수록 희소성을 높인 유통 설계가 언론에 소개되면서 투기 과열을 불렀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할수록 암화화폐 시장도 팽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CBOE에서 선물상품으로 상장돼 사상 처음으로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한 암호화폐가 됐다.

이더리움은 2013년 당시 19세였던 러시아계 캐나다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의 구상으로 개발돼 2015년 7월 출범했다. 2년을 갓 넘긴 후발주자지만 성장세는 맹렬하다.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까지 도약했다. 화폐 기능에만 집중한 비트코인보다 폭넓은 적용 범위로 주목을 끌었다.

이더리움은 거래, 결제 등 화폐 기능은 물론 계약서, 전자투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투명성과 호환성을 높였다는 얘기다. 비트코인 역시 개발 과정에서 블록체인으로 이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지만 채택하지 않았다.

CBOE의 비트코인 선물상장은 암호화폐를 금, 석유, 곡물처럼 현물로 취급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금괴 자료사진. 픽사베이

3. ‘트릴리언’ 단위로 넘어간 암호화폐 시장

암호화폐 시장은 올해 급격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을 앞두고 큰 폭으로 올랐다. CBOE 선물상장 사흘 전인 지난 8일 장중 한때 2496만7000원을 찍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이후부터 폭락했지만 1000만원 선을 밑돌았던 수개월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 책정돼 있다.

이더리움은 대기업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성장했다. 이더리움은 지난 6월 연초대비 4500%나 폭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체이스가 이더리움의 새로운 ‘글로벌 컴퓨팅 네트워크’ 구축기술을 높게 평가한 결과였다. 삼성, 도요타 등 국제적 대기업 100개가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 가입해 힘을 보탰다.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은 이미 ‘트릴리언(1조·trillion)’ 단위를 넘어섰다. 12일 오후 4시 현재 암호화폐 사설 거래소 빗섬이 집계한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은 304조7442억원, 이더리움은 55조2306억원을 각각 가리키고 있다.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비트코인·이더리움

더피플피디아는 국민(The People)과 백과사전(Encyclopedia)을 합성한 말입니다. 문헌과 언론 보도, 또는 관련자의 말과 경험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백과사전처럼 자료로 축적하는 비정기 연재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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