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사설 거래소가 서울 여의도에 설치한 시세 전광판. 뉴시스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에 ‘검은 산타’가 찾아왔다. 크리스마스(12월 25일) 전 마지막 금요일인 지난 22일 밤 시작된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팽창했던 거품이 터졌다’는 관측부터 ‘산타랠리를 앞두고 조정기에 들어갔다’는 분석까지 풍문만 무성하다.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1. 산타랠리 대신 찾아온 ‘검은 산타’

암호화폐 시장은 제도권 금융시장의 크리스마스 전 주중 정규거래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만 해도 산타랠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이듬해 1월까지 나타나는 주식시장의 상승장을 말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수가 활성화되고, 연말 성과급이 투자시장으로 몰리면서 주가 강세를 촉발한다.

올해 산타랠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은 물론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도 같은 날까지 완만한 상승 곡선을 나타냈다. 비트코인 1개(1BTC) 가격은 같은 날 오전 10시 사설 거래소 빗썸에서 2000만90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암호화폐 그래프는 이미 새벽부터 요동치고 있었다. 1BTC는 미국 시카고에서 목요일(21일) 정규거래를 시작한 한국 시간으로 오전 0시를 넘어서면서 2100만원 선 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시장은 이 하락의 시작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됐던 지난 11일 이후의 ‘소요’ 정도로 여겼다.

하락세는 같은 날 아침부터 선명하게 나타났다. 1BTC는 오전 10시50분 2000만 선, 오후 3시 19000만 선, 20분 뒤 1800만 선이 차례로 무너졌다. 최근 들어 가장 급격한 곡선의 하락세였다. 1BTC는 이후 반등해 2000만대 초반에서 1800만대 후반 사이를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가격은 24일 낮 12시35분 현재 빗썸에서 1863만5000원이다.

2. 상승장 앞둔 ‘개미털기’? ‘한국 프리미엄’ 걷어내기?

암호화폐 시장은 이달 중순까지 ‘대장화폐’와 알트코인의 줄다리기 양상을 나타냈다. 비트코인이 하락하면 알트코인은 일제히 상승했다. 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에서 줄어든 변동성을 좇아 알트코인으로 자본이 이동한 결과였다. 하지만 지난 22일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서 일제히 하락세가 나타났다.

암호화폐 시장은 신생 투자처다. 주식이나 금, 석유, 곡물 등 자원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자본과 경험이 쌓이지도, 미래를 예상할 만큼의 유형이 분석되지도 않았다. 갑작스러운 하락장의 원인을 놓고 의견은 분분하지만 뚜렷한 전망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연말연시 전망에 투자자들만 혼란에 빠졌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암호화폐 시장의 혼란은 미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에서 유독 컸다. 암호화폐 종목별 가격이 미국 달러화, 중국 위안화보다 한국 원화에서 10% 안팎으로 높게 책정된 현상, 이른바 ‘한국 프리미엄(시장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을 줄여 ’김프‘로 불리고 있다)’이 걷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산타랠리를 앞둔 개미털기’라는 관측도 있다. 제도권 금융시장의 올해 마지막 주중 정규거래가 시작되는 오는 26일 이후 산타랠리의 상승장, 그 이후 ‘2018년 1월 호재설(일부 암호화폐의 미국 대형 거래소 상장 및 업그레이드 이슈)’을 앞두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세력’의 교란이라는 시각도 시장에 팽배하다.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암호화폐의 ‘검은 산타’

더피플피디아는 국민(The People)과 백과사전(Encyclopedia)을 합성한 말입니다. 문헌과 언론 보도, 또는 관련자의 말과 경험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백과사전처럼 자료로 축적하는 비정기 연재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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