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심히 청소를 하다가 뜯지도 않은 택배상자 2개를 재활용으로 버렸다. 이틀이나 지나 주문한 와이셔츠가 왜 안 오는 지에 대해 아내와 얘기하다가 내 실수였음을 알았다. 속도 상하고 돈도 아깝기도 해서 재활용 포대를 3개 정도 뒤졌다. 옷은 더러워졌는데 찾던 택배 상자는 안 나왔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 씩씩거렸다.

오늘 새벽, 기분 좋게 잠들었던 인영이가 갑자기 토를 했다. 열도 나면서 몇 번이고 토를 했다. 덜컥 겁이 나 아침 일찍 소아과를 데리고 갔다. 장염 같다 해서 수액을 맞췄다. 인영이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힘들어하다가 아빠가 사온 사발면 몇 가닥을 먹고 잠들었다.

인영이가 아프니 이틀 전 택배상자 2개 잃어버렸다고 씩씩거리면서 집안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었던 게 후회스러워졌다. 그깟 종이상자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많은데... 인영이가 다 낫기 전까지는 늘 겸손하면서 감사하게 살아야겠다.

잠 못 들고 있는 밤, 인영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믿음 좋은 동기가 기도문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항상 눈동자같이 지켜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영이 열 내리고 속 아픈 것도 깨끗하게 낫도록 지켜주시길 기도합니다.
우리 마음약한 아빠의 마음에 주님께서 평안과 담대함을 허락해주소서.
이 가정이 주님 바라보며 닥친 어려움, 병마와 싸우는 이 시간을 담대하게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인도해주소서.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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