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캡처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짜증난 적 있을 겁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불법주차나 얌체주차 차량들은 공적입니다. 고발 사진이나 글이 올라오면 온갖 비난 댓글이 달립니다. 특히 장애인주차구역 위반이나 학교 앞, 주차선을 넘어 다른 칸까지 차지한 차량에는 비난 정도가 더 합니다.

지난해 12월 눈 내린 아침 고등학교 앞 인도에 불법주차한 차량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습니다. 인천 부평구 부평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굣길을 막았기 때문인데요. 한 학생이 차에 쌓이 눈을 이용해 차주에게 경고문을 썼습니다. 문구는 ‘양심불량 인정’. 이 차량은 다음날에도 그 자리에 버젓이 불법주차를 해 더 큰 비난을 샀습니다.

이러한 불법주차 차량을 고발하는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는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7일 오후 부평고와 같은 경우지만 조금 다른 주차 경고문이 공개됐습니다. 부평고 학생의 경고는 귀여운 면이 있다면 이 경고문은 점잖습니다. 메모나 편지라고 해야 적절할 겁니다. 네티즌들은 “배우신 분의 멋진 경고”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문제의 차량은 학교 출입문을 가로막고 인도에 반쯤 걸쳐 서 있었는데요. 욕 먹기 딱 좋은 자세입니다. 사진을 올린 게시자는 지나가다가 차량 앞유리에 끼어 있는 메모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는 “욕을 적어 놨나, 하고 봤는데 저렇게 써 있다”며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보배드림 캡처

불법주차한 차주에게 보내는 메모는 “이 곳에 차를 세워두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시작합니다. 이어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많이 있지만 때로는 나쁜 사람도 가끔 있기에 이 좋은 차에 해코지라도 하게 된다면 이 얼마나 값비싼 주차가 되겠습니까”라고 타이릅니다. (와이퍼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러면서 “앞으로 이곳에 주차하지 않기를 바라고 사시는 집 주차장에 (주차하시길 바랍니다)”라며 점잖게 경고합니다. 꾸지람 대신 걱정과 배려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만약 차주가 메모를 본다면 머쓱해할 내용입니다.

참고로 도로교통법 제32조 “정차 및 주차의 금지” 제1호는 “교차로·횡단보도·건널목이나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의 보도”에 주차 및 정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보도에 걸쳐 무단으로 주·정차한 행위가 적발될 경우 운전자는 과료(科料)에 처해집니다.

지난해 12월 6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평고등학교 앞에 설치된 횡단보도 앞 인도에 불법주차한 차량에 등교길 학생이 쓴 '양심불량 인정' 문구. 뉴시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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