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첫 정식재판에 출석하여 유영하 변호사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36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날인 지난 4일 유영하(56·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와 접견하면서 내내 미소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는 10일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재선임하기 직전 만난 사실을 보도하며 교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근래 박 전 대통령이 저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한 이후에도 '변호인이 되려는 자' 신분으로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상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구속된 피고인과 접견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혐의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재판 보이콧이후 국선변호인 접견도 거부해온 박 전 대통령은 3개월 만에 유 변호사를 만나면서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데 더 안도한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접견을 모두 거부하고, 구치소를 찾는 측근들을 전혀 만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의 피해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접견을 거부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국정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였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구치소 방문 조사까지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박 전 대통령은 수사 과정의 불공정성 등을 이유로 조사에 불응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재선임한 유 변호사와 2시간 가량 접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뇌물 추가 기소 등 재판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한 만남은 2시간 만에 끝났다고 한다.

지난 9일 열린 국정원 특활비 재판에서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인 2016년 9월 박 전 대통령이 2억 원을 추가로 받고는 “흡족해했다”는 진술도 공개됐다. 검찰은 10일 국정원 뇌물 2억원 수수의 공범 혐의로 박 전 대통령에게 돈을 전달한 정호성 안봉근 전 비서관을 추가로 기소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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